-성준이와지윤이2013. 10. 18. 16:30

제5화 지윤이 '두번 살다'


안녕하세요 ^^

오늘은 '운명'이라는 주제로 얘기를 해볼건데요. 여러분은 사람마다 '운명'이라는게 정해져 있다고 믿으시나요? 그렇게 믿으신다면 혹시 그렇게 믿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본래 운명론자는 아닙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큰 사고에 휘말리면서 도저히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두번이나 살아남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네 인생을 컨트롤 하는 초자연적인 존재' - 그게 하느님이건 알라신이건 간에 - 가 아직 내가 살아있기를 바라는구나라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강렬하게 그런 느낌을 받았단 말이죠.

 

 

 


그건 말씀드리자면 두번 다 교통사고였습니다. 한번은 제 실수였고 한번은 아니었습니다. 한번은 그리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여차하면 골로 갈 가능성이 높았던 사고였고, 또 한번은 누가봐도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면 기적이었지만 제가 타고 있던 차량의 '특수성' 덕분에 살아남았습니다. 당시 제가 탄 차량이 군용차량이었거든요. 군용차량은 장갑이 매우 두꺼워서 민간차량과 사고가 나면 그 사고충격을 대부분 민간차량이 흡수합니다. 만약 그 당시 제가 탔던 차량이 군용차량이 아니었다면 저는 그 차에 함께 탄 두명의 인원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세상하직' 했겠지요.

이런 경험을 두번이나 겪고나니 아무리 '무신론자'인 저였지만 진짜 이 세상에는 '신'이 존재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신'이 제게 두번씩이나 기회를 준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말이죠.

'버크야.... 어차피 나중에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만 넌 꼭 살아서 해야만 할 일이 있단다. 그 일을 이루기전엔 죽어선 안된다.'

살짝 미친 소리처럼 들리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느낌엔 마치 신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고 있는것 같다는거죠. 그런데 저는 아직도 제가 이렇게 살아남아 이루어야만하는 '소명'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때가 되면 전지전능하신 신께서 벼락 한방 때리듯이 번쩍하고 제 머릿속에 심어주시려나요. 모르겠습니다.

네. 갑자기 이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이유는 제가 아는 '지윤이' 역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서, '새로 태어나는 기분'을 맛 보았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애가 저와 똑같은 기분을 느꼈는지 그건 알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비슷한 기분을 느낀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왜냐면 지금 보니 그 애라는 인간 자체가 확 바뀌었거든요.

'오빠. 오늘 계산은 내가 할게. 그 계산서 이리줘.'

제가 지금까지 지윤이라는 한 인간에 대해 쓴 '보고서'를 잘 읽으신 분이라면 지금 이게 얼마나 제 귀를 의심할만한 말인지 이해가 되시겠죠? 제가 아는 지윤이는 살면서 지금껏 단한번도 이렇게 한 역사가 없는 애 입니다! 지난 '에피소드2'에서 보여드렸던 것과 같은 정말이지 '불가항력적인 상황'만 아니라면 말입니다.

'헐!... 나 잠깐 놀라 자빠져도 되냐? 니가 왠일이냐 대체.... 너 혹시 방금 먹은 음식이 어떻게 잘못된건 아니지?'

제게 살짝 눈을 흘기는 지윤이. 그러지마라 얘야. 오빠 심장 떨리겠다....

'오빤 내가 뭐 맨날 얻어먹기만 하는 거지인줄 알았어? 나도 낼 때가 있다고.'

허!?무.... 물론 내가 너를 '맨날 얻어먹기만 하는 거지'라고까지 생각하진 않지! 하지만 니가 나한테 말을 그렇게 하면 안되지 이 사람아! 니가 지금껏 맨날 나한테 얻어먹기만한건 사실이잖아! 그순간 하마트면 그 애한테 쌍욕할뻔 했습니다....

제가 서른둘 되던 무렵에 업무차 들린 커피숍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 애. 이제 갓 서른을 넘긴 그 애는 세월의 흔적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숨막히게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더군요. 뭐 아직 생각이 없다나요.

 

 

 



오랜만에 만난 김에 자리를 옮겨 저녁까지 먹고 나온 우리 두 사람. 그런데 밥값 계산을 그 애가 하는 믿기힘든 광경을 보고서야 저는 그 애가 예전에 제가 알던 '그 애'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너 솔직히 말해라. 오빠한테 거짓말하면 지옥 간다. 너 무슨 일 있었지. 그치?'

순간 쌉싸름해지는 그 애의 표정. 무슨 일이 있었던 것 만은 분명하군요.

'하아.... 나 실은..... 죽다 살았지 뭐야. 요즘 기분이 그래. 뭐랄까 새로 태어난 기분이랄까....'

새로 태어난 기분!
그게 어떤 기분인지 저야 잘 알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라면 백만배쯤은 공감해줄수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전 그걸 두번씩이나 느꼈으니까요.

'아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응. 나 바이크 타잖아. 그게 트럭 밑으로 끌려 들어갔어. 정말 짧은 순간이지만 온갖 생각이 다나더라. 이대로 끝이구나하고....'

그랬군요. 사고 내용에 비해 크게 다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지윤이는 말하다가 그때 기억이 잠깐 났는지 몸서리를 치더군요.

밥 먹고 호프집에서 맥주 한잔 하면서 저는 그 애한테서 자세한 얘기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트럭 바퀴 밑에 깔려 형편없이 부서져 버린 바이크. 그에 비해 가벼운 찰과상 몇개로 끝난 지윤이. 이건 정말 기적이나 다름 없더군요. 설마 신께서 이 간악하게 살아온 여자에게도 '소명' 같은걸 내리시려는걸까요.

'그래서 나 지금까지 내 인생을 돌이켜봤어. 별로 이쁘진 않더라. 한 며칠 동안 그 생각만 했고 눈물도 좀 났어. 솔직히 정말 괴로웠어. 내가 왜 그렇게 살았을까하고....'

그러면서 눈시울을 살짝 적시는 그 애. 정말이지 보기 안쓰럽더군요.

'그래.... 니가 지금이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새로 태어난다면 오빤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 아직 니 인생 많이 남았으니까 말이야.'

지윤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저는 싸해진 마음에 그 애의 손이라도 덥썩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오빠 난 이런 생각해.... 신이 있다면 지금 내게 기회를 한번 더 준거라고 말이야. 나 정말 반성하고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 이게 정말 기회라면 나 이거.... 절대로 흘려보내지 말아야겠지?'

그 애의 이런 독백에 온전히 공감해줄수 있는 사람이 저 말고 또 있을까요. 저는 그 애를 바라보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물론이지! 너 이 차에 아예 그냥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해라! 뭐 어려운거 있으면 나한테 얘기하고....'
'고마워 오빠. 날 이해해주는건 오빠 뿐이야. 고마워....'

붉게 젖은 눈을 들어 저를 아프게 바라보는 그 애의 눈빛! 정말이지 남자의 마음 한구석을 찡하게 울리는 묘한 힘이 있더군요. 남자들이 이 애한테 왜 그토록 죽자살자 깊게 빠져드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이해가 될 정도였습니다....

 

 


그로부터 몇달후, 저는 친구 부친상 때문에 대학시절 놀던 멤버들과 간만에 얼굴 볼 일이 있었습니다. 다들 이런저런 자기 일 하느라 바쁘게 살고 있더군요. 자기 가게를 차려서 사장이 된 놈도 있었고, 사업 하다가 한번 말아먹고 새로 준비하는 놈도 있었습니다.

'근데 버크야. 지윤이한테 재혁이 소개시켜준게 너래매. 걔들 다음달에 결혼한다던데. 연락 받았냐?'
'나야 뭐 따로 연락받고 할거 있나. 둘이랑 계속 연락하고 지내는데 뭘.'
'그래?.... 근데 너 말이야. 어떻게 그런 애한테 재혁이 같이 괜찮은 애를 소개시켜줄 생각을 다 했냐. 너 지윤이라면 아주 학을 떼지 않았어?'
'싫어했지. 싫어했는데.... 그게 실은 사연이 있어. 내가 그 애한테 재혁이를 소개시켜준건 물론 그 애가 부탁한 것도 있지만, 일단 그 애 자체가 완전히 새 사람이 됐다고 봤기 때문이야. 너희들 모르겠지만 지윤이 그 애가 몇달전에 바이크 사고를 당하고 거의 죽을뻔 했거든.'
'어? 정말?..... 나도 그랬는데! 와 이거참 희안한 우연이네. 나도 올해 초에 바이크가 트럭 밑으로 끌려들어가는 바람에 저승 구경 한번 할뻔 했다는거 아니냐. 다행히 내 몸이 먼저 튕겨나가는 바람에 찰과상으로 끝났지만 말이야. 그때 같이 끌려들어갔으면 아마.... 저기 내가 누워있었겠지. 으휴! 소름끼쳐.'

그러자 곁에서 얼른 맞장구를 치는 다른 친구.

'맞아. 근데 죽을뻔한 얘기로 치면 우리 중엔 버크 이 녀석이 갑이지. 이 녀석은 지 차로 사고나서 폐차처리한게 한번, 군용트럭 타고 가다가 민간차량이 옆구리 쾅 박은게 한번. 두번이나 죽을뻔 했잖아. 그런 일을 두번씩이나 겪고나니 완전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다며. 전에 니가 뭐라 그랬더라.... 신이 너한테 제대로 살 기회를 한번 준 것 같다고 그랬었지?'

그러더니 크게 웃어제끼는 그 녀석. 하지만 저는 따라 웃을수 없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선 지윤이를 만났을때 나눴던 대화들이 마개 뽑은 욕조의 물 마냥 어지럽게 소용돌이 치고 있었습니다.
설마 이건....

'야. 너희 둘! 올해 지윤이 만난 적 있지?'
'어? 너 그거 어떻게 알았냐. 지윤이 그 애가 우리 얘기하든? 뭐라 하던데?'

두 녀석은 궁금한듯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습니다. 그저 실성한 놈처럼 헛웃음만 흘릴 뿐이었습니다.

'으흐흐흐흐히히히히.....'
'헛? 이 자식 돌았나? 갑자기 미친 놈처럼 실실 쪼개긴.... 그러지 마 무서워.'

네. 당했군요. 당했네요. 그날 지윤이 그 애의 묘~한 분위기에 휩쓸려 홀랑 속아버린 제 잘못이 크네요. 아이고. 재혁이 이 놈아! 너 어쩌냐.... 내가 잘못 봤네. 잘못 봤어! 그 앤 변하지 않았네! 그 앤 우리가 알던 '마귀녀 김지윤' 그대로야! 아무래도 내가 너한테 몹쓸 짓 한거 같은데 이거 어쩌냐....

후회막급!!....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어찌 되돌리겠습니까. 쏟아진 물 어찌 주워담겠습니까.... 둘이 다음달에 결혼한다니 그저 두 사람 별탈없이 잘 살기만 바랄 뿐입니다....

결혼 축하하고 너에 비하면 어린 양처럼 순진하디 순진한 '재혁이' 너무 울리지 않길 바란다. 잘 살아라!.... 이 마귀같은 여인아!!!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11. 10:27

제4화 지윤이와 '썬더볼'

 

 

안녕하세요 ^^

 

오늘은 '공'에 대한 얘기를 해볼건데요. 혹시 여자분들 남자들에게 '공'이 어떤 의미인지 아시나요? 남자들은 아주 어릴때부터 공놀이하고 친숙하죠. 그리고 대학 입학하면 지겹게 치게되는 '당구'가 있구요. 군입대하게 되면 정말 싫어도 할수밖에 없는 '축구'가 있어요. 사실 군대에선 다리 다쳐서 뛸수 없는게 아닌 이상, 축구할때 열외란 없어요. 거의 무조건 뛰어야 되요. 그리고 군대 마치고 직장 다니면 일년에 한두번 열리는 사내 체육대회에서 또 '족구'나 '축구'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야 하는 경우가 있구요. 직장생활하면서 미리미리 안 배워두면 나중에 열등감만 잔뜩 쌓이게 되는 '골프'가 있어요. '골프'는 나이 먹을수록 대인관계 때문에 남자들에게 안할래야 안할수 없는 취미이자 부담이 되고, 결국 '아이언'을 휘두를 기력조차 없어질때까지 골프를 치게 되요. 그러다가 골프조차 못치게 되면 그때부턴 슬슬 남자로서의 인생을 정리할 시기인거죠. 결론적으로 말해 남자에게 '공'은 취미이자 부담이고 인생의 시작이자 끝이예요.

 

 

 

 

 

 

그런데 여자에게 '공'이란? 일단 여자로 태어난 이상 '공'으로 뭘 하는건 아주 어릴때 남동생이랑 잠깐 하는거죠. 조금만 커도 '공'하고는 인연 맺을 일이 거의 없어요. 본인도 그닥 공놀이가 땡기지 않고, 그녀의 친구들 역시 관심조차 갖지 않죠. 여자는 인생의 목표를 '공'과 관련된 분야로 잡은게 아닌 이상, 크면 클수록 '공'하고는 멀어지게 되는데요. 나중에 나이 들어 '골프'나 잠깐잠깐 치는 것 말고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공' 때문에 뛰어다닐 일이 없죠. 여자들이 남자들의 '축구' 얘기를 싫어하는건 딱히 '축구'가 싫어서라기보단 자신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분야를 남자가 장황하게 떠드는게 싫어서 랍니다. 그런 여자들도 '훈남 축구선수' 얘기라면 엄청 좋아하잖아요. ^^

 

하여튼 '공'을 바라보는 남녀의 시각.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데요.

오늘 우리 지윤이. 왠일로 평소 자신이 즐겨신는 13센티 킬힐에 붙은 '새끼 손톱 만한 버클'에게 주는 만큼의 관심조차 주지 않던 '공'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네요. 그것도 남자들만 득시글 거리는 '당구장'에서 말이죠. 

 

'그래서 언니. 이렇게 당구공 아래를 찍듯이 치면 그걸 '식끼'라고 하는거예요? 그런데 '식끼'가 무슨 뜻이예요?'

'그건 알 필요 없고.... 하여튼 그렇게 치면 당구공이 좀 굴러가다가 뒤로 돌아오게 되있어.'

'뒤가 어딘데요?'

'니 쪽으로 굴러온다고.'

'에? 공을 쳤으면 앞으로 굴러가야지 내 쪽으로 굴러오게 할거면 뭐하러 쳐요?'

'으이구.... 지윤아. 언니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줄 알고 일단 외워라! 자꾸 따지지 말고.'

 

아하. 그녀는 지금 선배언니한테서 당구를 배우는 중이군요. 그런데 딱 보기에도 무척 험난해보입니다만.

 

'근데 언니. 언니는 당구 500이라고 했죠? 제가 언니처럼 500이 되려면 얼마나 배워야 되요?'

'지금의 너라면 한 10년 열심히 치면 될지도 모르지.'

'헉! 정말요.... 언니 진짜 대단하시네요. 그럼 언니는 그만큼 당구를 치신거에요?

'아니. 넌 왜 나를 너랑 같이 보니? 난 당구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구 넌 없어. 난 3년만에 500 달았고 넌 10년 열심히 쳐도 200 될까말까 해. 내가 볼땐 그래.'

'.....기분이 좀 나쁘네요. 언니 지금 저 무시하는거 아니죠?'

'내 성격 솔직한거 너도 알잖아. 새삼스럽게 따지긴.'

 

하긴. 지윤이가 이 선배 언니에게서 당구를 배우기로 한 것도 사실은 그래서 입니다. 워낙 솔직하고 가감없는 성격이라 지윤이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평가해줄수 있으니까요. 지난 '박교수 회식사건' 이후로 지윤이에게 솔직하게 '바른 소리'를 해주는 사람은 ㅇㅇ대에 선후배를 막론하고 아무도 없어졌습니다. 이 선배 언니를 빼고 말이죠.

 

'그런데 지윤아. 너 이제와서 당구를 배우는 이유가 뭐니? 너 이번 학기로 졸업이잖아.'

 

어설프게 잡은 '큐대'에 그나마 할줄 아는 '초크칠'을 부지런히 하고 있던 지윤이는 선배언니의 질문에 잠시 큐대를 내려놓습니다. 왜 이제와서 '당구'인가....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그녀입니다.

 

'미국 갔던 친구 녀석이 잠깐 귀국해요. 그 녀석이랑 당구 한게임 칠려구요. 그 녀석이 당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아.... 남자구나?'

'네. 남자.... 긴 하죠. 근데 저한텐 남자가 아니예요. 그냥 어릴적 동네 친구예요.'

 

어릴 적 동네 친구였던 그 놈 정훈이. 지윤이에겐 유독 안좋은 기억만 있는 친구인데요. 어릴때부터 그녀를 갖가지 방법으로 괴롭혔고, 학교 성적도 그녀보다 약간 상위권을 유지했었고, 하다못해 무슨 게임 같은걸 해도 번번이 그녀를 이겨먹었죠. 자기가 뭔가를 이기고 나면 그냥 콱 한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그녀를 약올렸던 그 놈.... 그 놈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지윤이가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가기 전까지 그 놈과 지윤이의 관계는 그랬습니다.

 

솔직히 그녀는 뭐가 되어도 좋으니 단 한번이라도 그 놈을 통쾌하게 이겨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놈이 예전에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머리에 뿔나게 약올려주고 싶습니다. 사실 정훈이가 '당구'를 잘 치는지 좋아하는지 그런건 모릅니다. 그냥 그 놈이랑 안 붙어본 종목이 '당구'일 뿐입니다. '컴퓨터 게임'이나 다른 종목으론 한번도 그 놈을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언니. 혹시 말이예요. 당구에서 확실히 이길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제가 별로 노력하지 않고 이길수 있는 방법 말이예요.'

'이기고 싶어? 그럼.... 30 놓고 쳐. 니가 30이면 상대가 30이 아닌 이상 왠만하면 이길걸?'

'30이면 3점은 나야 되는거네요?'

'응. 30은 '히로'도 없어. '삑사리'나도 되. 그냥 3점만 뽑으면 이기는거야.'

'아. 그렇구나... 그래도 어쨌든 3점은 나야되니까 부지런히 연습해야겠네요.'

'30이 연습은 무슨.... 그냥 쳐도 이긴다니까?'

'그래도 가르쳐주세요. 3점 빨리 뽑게요.'

'내참. 알았어.... 일단 아까 가르쳐준 '오시'랑 '식끼'부터 확실히 연습해보자.'

 

그렇게 '전의'를 불태우는 그녀. 이번엔 확실히 그 놈을 이길수 있을까요.

 

 

 

 

 

 

며칠후, 귀국한 정훈이로부터 만나자고 연락을 받은 그녀. 최대한 옷을 편하게 입고 그 놈을 만나러 갔습니다. 오랜만에 커피숍에서 만난 두 사람. 정훈이는 반가움이 한가득, 지윤이는 긴장감이 한가득인데요. 

 

'야! '아즈라엘'. 오랜만이다 응? 잘 지냈어?'

 

'아즈라엘'은 만화 '스머프'에 나오는 고양이인데 정훈이가 그녀에게 붙여준 별명입니다. 그녀가 몹시도 싫어하는 별명이죠.

 

'나 그렇게 부르지마! 나야 뭐... 잘 지냈어. 넌? 미국 생활 할만했어?'

'한국만큼 재미없었어. 너처럼 골려먹을 애가 없으니까 진짜 심심하더라. 누굴 골탕먹이고 싶어도 이건 말이 통해야 골탕 먹이지. 중간에 한국 오고 싶은 적 여러번 있었어. 근데 너도 그땐 영국에 가있었고...'

'넌 남 골탕 먹이는게 취미니? 하긴.... 한국살땐 그랬지.'

'어? 아즈라엘. 아직도 삐져있는거야? 후훗. 나 이제 더이상 너 안괴롭힐테니까 걱정마. 그거야 어렸을때나 그런거지 이제 다 컸는데 뭘.... 근데 너 머리에 보풀 붙었다.'

'흥! 넌 하나도 안 변했어... 그럼 뭐 내가 내 머리 만질줄 알았어? 이젠 니 수법 안통해.'

'그래? 진짜 보풀 붙었는데... 이봐요. 아가씨! 지금 제 앞에 앉은 여자 머리에 손가락만한 보풀이 붙어있는거 보이시죠?'    

 

정훈이가 별안간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지윤이의 머리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지윤이는 흠칫 놀라며 핸드백에서 콤팩트를 꺼내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비춰봅니다. 

 

'아니 그 뒤쪽이야.... 머리를 숙여봐. 좀더 숙여봐. 내가 때줄게. 어... 그래... 인사 잘 받았다 아즈라엘.'

 

지윤이는 순간 열이 확 뻗치는걸 느낍니다. 옆 테이블의 여자도 킥킥거리며 웃습니다. 정훈이가 먼저 와서 그녀랑 이러기로 말을 맞춰놓은게 분명합니다. 지윤이의 입에서 사람들 다 있는 곳 치고는 꽤 큰 고함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너 정말!.... 넌 하나도 안변했어! 어쩜 이렇게 인간이 그대로니!'

'어휴. 야... 장난 한번 친걸 가지고 뭘 그래. 너무 화내지마. 그래도 예전에 쳤던 장난에 비하면.... 킥킥킥.... 너한테 별 피해가 없잖아. 이제 어른이라서 봐준거다 응?'

 

예전에도 항상 이런 식이었죠. 정훈이가 작정하고 곹탕 먹이려 들면 지윤이는 피해나갈 재간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숨결이 뜨거워질 정도로 속에서 열불이 치미는걸 느꼈는데요.

 

'지윤아. 우리 저녁 먹을때까지 시간 여유가 좀 있는데... 니가 어제 당구치자 그랬었지? 지금가서 당구 치고 진 사람이 당구비랑 저녁까지 쏘면 딱 되겠네. 원래 당구는 그렇게 치는거거든. 괜찮지?'

 

후욱! 지윤이는 거칠어진 자신의 숨결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오늘 내가 너 확실히 짓밟아 줄게.... 당구로 말이지! 나 어제 10분안에 3점 다 뽑았거든? 난 오늘 너 무조건 이길 자신 있어. 넌 오늘 나한테 처음으로 지는거야. 알았어?

 

그리하여 당구장으로 가게 된 두 사람. 지윤이가 배워놓은 '4구 경기'를 하기로 합니다. 자켓을 벗어 옷걸이에 거는 정훈이를 가만히 쳐다보는 지윤이. 자신이 '30'이라고 말하면 정훈이가 치지 말자고 할까봐 두렵습니다.

 

'지윤아. 넌 30 놓고 쳐라. 난 300이다. 그럼 바로 시작할까?'

'아?.... 어.... 그래 시작하자.'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시합. 지윤이가 초구를 쳤습니다. 저런! 안맞았네요. 이번엔 정훈이가 칩니다. '히로' 한번 없이 점수가 계속 나네요. 참 신기한게 정훈이가 치고나면 빨간 공 두개가 모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쳐야 저렇게 되는건지 지윤이로선 이해조차 불가입니다. 정훈이가 마침내 한번 실패하면서 지윤이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정훈이는 이미 12점을 뽑았습니다. 지윤이는 불안불안해 하면서 간신히 1점 뽑았습니다. 다음건 당연히 실패.

 

'지윤아. 공을 멀리 돌릴거면 공 윗대가리를 쳐야지. 아래를 치면 되니?... 너 선배언니한테 당구 배웠대매. 그 언니가 안갈켜주든?'

'흥!.... 내가 알아서 칠거야.'

 

정훈이가 다음 차례에서 또 10점을 뽑았습니다. 이제 정훈이는 8점만 내고 '가락' 한번 돌리면 이기네요. 그걸 지켜본 지윤이는 짜증이 확 치밀어 오릅니다.

다음 차례에서 지윤이가 간신히 또 한개 성공. 이제 1점만 더내면 지윤이의 승리네요.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자세를 잡고 있는 지윤이에게 정훈이가 '겐세이' 들어갑니다.

 

'미국 가 있는 동안 니 생각 진짜 많이 했다..... 넌 내 생각 안했니?'

 

틱!

지윤이의 '삑사리'. 

다음 차례에서 정훈이가 다시 7점을 냅니다. 지윤이에겐 거의 마지막 기회인듯 합니다.

자세를 잡고 있는 지윤이에게 다시 정훈이의 '겐세이'.

 

'장난도 좋아하니까 치는거야.... 나 그땐 너 정말 좋아했었어. 진심이야.'

 

이번엔 절대 흔들리지 않기로 맘먹은 지윤이. 정신 집중해서 친 회심의 일구. 아... 그래도 안맞네요.

 

'흥. 그랬어?.... 난 너 별루였어.'

 

매몰차게 대답한 지윤이. 정훈이는 그저 씨익 웃고 마네요.

정훈이가 1점을 더 뽑고 '가락'을 시도합니다.

 

'난 지금도 니 생각 많이해.... 어? 이게 어떻게 안맞지. 희안하네.'

 

정훈이 '가락' 실패.

지윤이의 진짜 마지막 기회.

 

'너.... 진심 아니지? 그치?'

 

자세를 잡은 지윤이가 넌지시 물어봅니다. 정훈이는 대답 대신 알듯말듯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지윤이가 마침내 성공! 지윤이가 이겼네요. 참 남들이 보기엔 우스운 결과입니다만 지윤인 뛸듯이 기뻐 하네요.

 

'내가 이겼어! 흐응... 정훈아 어쩌냐. 니가 나한테 질때도 다 있네. 응?'

 

정훈이는 그냥 웃고 말았죠. 그렇게 해서 정훈이가 '게임비'와 '저녁식사'를 내기로 했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지윤이는 저녁식사 내내 조잘조잘 참 말을 많이도 했습니다. 정훈이는 대부분 그녀의 말을 듣기만 했죠.

저녁식사가 끝날 무렵.

 

'지윤아. 할 말이 있는데.... 나 미국에서 박사 따고 취직하게 될거 같아.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 사람도 하나 생겼어. 아직 서로 딱히 결혼할 맘이 있고 그런건 아닌데. 그냥 서로 보는 중이야.... 그래서 이번에 가면 아마 한동안 오지 못할거야.'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그런데 넌.... 아니다.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대로 간 정훈이. 지윤이는 먼저 식당 밖으로 나가서 그를 기다리는데요.

 

 

 

 

 

바깥 바람이 제법 쌀쌀하네요. 초겨울 날씨라 그럴까요. 지윤이는 몸을 잔뜩 옹송그린채 식당에서 나오는 정훈이를 바라봅니다. 

 

'야! 너 아까 한 말 진심 아니지? 그치?.... 진심 아니지?'

 

식당 밖으로 나온 정훈이에게 지윤이가 다그쳐 묻습니다. 

 

'진심이야.'

'헤헤헤..... 너 장난 치는거지.... 장난 치지마.... 장난 치지마! 장난 치지마!.... 장난 치지 말라구! 장난 치지말란 말이야아!!!!'

 

갑자기 귀청이 떨어져라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르는 지윤이. 그녀의 눈시울이 어느새 젖어있네요. 그녀의 빨갛게 달아오른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한줄기 눈물. 정훈이는 그런 그녀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미안해.... 진심이야.... 휴. 너한테 이걸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나 사실 오늘 너한테 미국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었어. 니 생각이 어떤지 한번 들어보려고. 그런데 솔직히 나 자신이 없다. 너 미국 데려가서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어. 그래서 니가....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나 따라갈 생각이 있다면 내일까지 나한테 연락 줬으면 좋겠어. 나 내일 밤비행기로 떠날거야. 그때까지.... 연락 기다릴게'

 

그리곤 오두카니 서있는 지윤이를 뒤로 하고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정훈이. 그는 그렇게 지윤이를 남겨두고 떠나갔습니다. 남겨진 지윤이는 차마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그렇게 그 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었죠. 멀어져가는 정훈이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말이죠.

 

지윤이는 결국 다음날까지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정훈이는 다음날 밤 미국으로 출국했고, 이듬해 그가 현지에서 결혼했다고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그의 결혼 소식을 들었을때 지윤이의 마음 속에서 뭔가가 툭하고 끊어져버리는 느낌이 잠깐 있었지만 단지 그 뿐이었죠. 뭐 어쩌겠습니까. 이루어지지 않은 일은 이루어지지 않은 일 일뿐이죠. 그걸 자꾸 돌이켜 생각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죠.

 

 

 

-제4화 끝-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10. 15:00

제3화 지윤이와 '골드핑거'


안녕하세요 ^
이 글을 보시는 여자분들에게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 혹시 남자들의 '터치' 어디까지 허용하시나요? 뭐 처음 만났을땐 전혀 허용하지 않는다든가 가볍게 손 잡는 정도만 허용하시죠? 그러다 좀 친해지면 어깨에 손 올리는 정도 살짝 허락해주시고 가끔 길거리에서 팔짱도 껴보고 그 정도죠? 여기서 더 친밀해지면 밤에 바래다줄때 '기습포옹' 정도 허용해주실지 모르겠습니다. '터치' 수준에선 보통 이 정도 수순까지 진행이 되고 그 다음 단계부턴 더이상 '터치'가 아니죠. ^^

 

 

 


그런데요. 세상엔 꼭 이런 식으로 단계를 밟아서 진행되는 것이 아닌 '터치'들이 존재합니다. 여자분들이 절대 허용하지 말아야할 추악하고 더러운 '터치'들이 있다는건데요. 바로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한 '막무가내'식 터치죠!

이런 일은 '위계질서'가 강하게 자리잡은 곳이면 어디나 생길수 있습니다. 부당한 '만짐'을 당했지만 윗사람이기에 함부로 거론할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일들은 '학교폭력'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조용히 참아넘기면 참아넘길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는 것이죠. 내가 부당한 추행을 당했는데 '혹시라도 불이익을 받을까봐' , '그냥 나 하나 참으면 끝날 일이라서' 참아넘긴다면 다음번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똑같은 일을 당하지 말란 법이 어딨겠습니까. 이런 일은 나 하나 참으면 끝나는게 아니라 '내가 더이상 참아 넘기지 않을때' 비로소 끝난다는 사실 명심해야겠습니다.


자. 오늘은 우리 지윤이. 선배 조교언니의 등을 토닥여주고 있네요. 제출시한을 넘긴 리포트를 제출하러 왔다가 우연히 연구실 구석에서 홀로 눈물 짜고 있는 선배 언니를 발견한 지윤이. 평소 별로 친하지도 않고 지가 울든 짜든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었지만, 마침 본인의 '볼일'이 걸려있는 상황이라 최대한 잘 보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울지마세요 언니.... 대체 뭣때매 이리 서럽게 우시는데요.'

선배언니는 티슈를 꼭 쥔 주먹을 부르르 떨며 일갈을 내뱉습니다.

'죽여버릴거야!.... 갈아마실 영감탱이 새키! 지가 뭔데.... 지가 뭔데 나를!'

뒷말을 잇지 못하고 부르르 떠는 선배언니. 지윤이는 그녀의 등을 가만히 토닥여주었는데요.

'언니.... 넘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영감탱이들이 다 그렇죠 뭐. 그나저나 진짜 의외다.... 그런줄 전혀 몰랐는데 언니랑 영감이라니....'

갑자기 선배 언니가 고개를 치켜들고 무심한 얼굴로 지윤이를 쳐다봅니다.

'이건 또 무슨.... 야. 너 그냥 조용히 꺼져주지 않을래? 내가 지금 너 같은 애 상대할 기분이 아니거든?'
'언니! 저 이 리포트 꼭 제출해야되요.... 이거 안되면 저 이번 학기 타격있단 말이예요....'
'알았어. 거기 놔두고 얼른 꺼져!....'

두 사람이 그러고 있는 와중에 연구실로 들어온 다른 두명의 대학원생 언니. 그녀들은 울고있는 조교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듯 오자마자 조교녀를 둘러싸고 '위로세례'를 퍼붓습니다.

'어제 회식 때 박교수가 또 더듬었다며.... 에휴. 그 놈의 인간 손가락을 분질러 버리든가 해야지. 우리 과의 수치다 수치....'
'벌써 이게 몇명째냐고.... 화딱지나서 못 살겠네 정말.... 누가 그 인간 확 찔러넣으면 속이 시원할텐데....'
'전에 조교하던 언니가 그 인간 고발할라 그랬지. 그 언니 정말 고민 많이 했었는데 결국 못하고 나갔어.... 박교수가 직장 인맥이 좀 되니까 밉보이면 나중에 취직에서 불이익 받을까봐 걱정이 된거지. 참 세상 더럽네....'

이리저리 쏟아지는 위로에 더욱 구슬피 우는 조교녀. 지윤이도 그제서야 무슨 일인지 감 잡았죠. 그런데.

'근데 얜 여기 왜 있어?... 야. 너 언니들 말씀하시는데 얼쩡거리지 말고 가!.... 가라?'
'가만. 너.... 이번 학기 졸업이잖아. 잠깐만.... 야 너! 졸업하기전에 울 과를 위해 좋은 일 하나 해주지 않을래? 너 정도면 딱 되겠다.... 얘 정도면 박교수 그놈새키가 껌뻑 죽을게 틀림없어. 너 어차피 대학원도 안할거잖아....'
'맞아! 지윤이면 정말 딱이지!.... 지윤아. 넌 할수 있어! 니가 우리 과의 구세주가 되줘!.... 너를 우리 회식에 끼워줄테니까 그 영감탱이 옆에 붙어앉아서 한번이라도 만짐 들어오면 바로 '어딜 만져!'하고 소리 크게 질러버려! 물론 고발까지 해주면 더 고맙고! 그럼 그 인간 정신 차리겠지. 안그래?'
'히야! 그거 정말 멋진 생각이네!.... 지윤아. 제발 그렇게 해주라. 너가 그것만 해주면 니 뒷다마 까는 애들 언니들이 책임지고 조져줄게!'
'너 이거 해내면 완전 우리 산디과 영웅 되는거야! 넌 할수있어!.... 우윳빛깔 김지윤!'

 

 


언니들의 추켜세움에 살짝 기분이 좋아진 지윤이. 어차피 이번 학기 끝나면 미련없이 빠이빠이할 학교입니다. 까짓거 영웅 한번 되줘?....
그 순간.
덥썩!
지윤이의 두손을 꽉 움켜쥔 울던 조교녀.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간절한 눈빛으로 지윤이를 바라봅니다.

'지윤아!.... 니가 이것만 해준다면 난.... 난 정말....'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다음 순간 지윤이를 와락 껴앉아버린 조교녀! 그런 두사람을 보며 진심으로 박수 쳐주는 선배 언니들.

'브라보!... 이건 진짜 브라보네....'

.....
이리하여 비밀리에 거사는 결정되었고 이제 독립투사 '김지윤'이 '원쑤놈'의 얼굴에 도시락 폭탄을 던지는 일만 남았네요. 그리고 그녀는 어찌 될까요. 장렬히 전사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죠.

며칠후, 박교수가 대학원생들을 불러모은 회식자리. 조교녀는 대학원에 지원하고자 하는 후배라며 지윤이를 불러앉혔습니다. 지윤이를 본 박교수의 얼굴은 금새 붉게 달아올랐죠.

'어 이게 누구야!.... 넌 '산디과 이쁜이' 아니냐. 니가 대학원을 하겠다고? 오오케이! 내가 너 논문이랑 프로젝트랑 화끈하게 챙겨주지! 하하하. 올해 뭔가 좀 되는구만!'

되기는 니 명줄이 다 되간다 이 자식아... 라고 생각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 지윤이.

'제가 술 한잔 따라드릴게요 교수님.'
'어 그래? 하하하 너 참 붙임성 있는 애구나. 그래 따라봐라 한잔.'

그리고 권커니 자커니.... 술이 몇 순배가 돌았을까요. 그 술자리의 최대 관심사이자 히로인이 되어버린 지윤이. 가는 술잔 오는 술잔이 너무 많다보니 일찍 취해버렸습니다. 선배언니들이 눈치없이 거사를 치러야할 '독립투사'한테 술을 너무 많이 먹였군요. 그래야 나중에 화끈하게 소리 지를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걸까요. 지윤이는 박교수 옆에 앉은지 채 한시간도 되지 않아 머리끝까지 취하고 말았습니다.

'어.... 어우.... 빙빙 도네....히힛! 헤헤헷!'
'어라.... 누가 얘한테 이렇게 술을 많이 먹였어. 얘야. 정신 차려봐라. 지윤아!'
'어.... 당신!.... 어이 박교수!....'
'어이구? 얘 완전 갔네 갔어. 얘들아. 누가 얘 좀 집에 데려다 눕혀야 될거 같은데? 너희들 얘 집주소 알지?'
'흥! 집에 가야할건 당신이야!... 당신!... 오늘따라 좀 안만지는데... 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내가 옆에 앉아 있는데 왜 안만지는거...죠? 당신이 얼른 날 만져야 확 성추행으로 고발해서! 모가지 댕가당~ 시켜줄건데 말이예....요.'
'뭐? 뭐라구?.... 아니 이 애가 진짜.... 크흠!'
'여기 앉은 언니들 전부다 무지무지 그걸 바라고 있는데...요!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 와 있는건데...요! 왜 나한텐 안하는거.... 죠? 교수님 취향이 아닌가....요?'
'아니. 너.... 너희들!.... 나를.....'

박교수는 얼빠진 사람처럼 주위에 앉은 선배녀들을 둘러보았고 그녀들은 저마다 딴데 쳐다보기에 바빴죠.

'크흠! 나 저기.... 나 있잖아.... 일단 얘는 너희들이.... 알아서 데려가 눕혀라. 난 먼저 들어가야겠다....'

박교수는 뭔가 하나 빠진 사람처럼 비실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자신의 외투를 챙겨들고 허겁지겁 술자리에서 나가버렸습니다. 자리에 남은 언니들은 민망함 그 자체인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죠.

'아우 클났다 이거 어떡하냐.... 내일 교수님 얼굴 어떻게 보지....'
'그러게.... 왜 자꾸 쟤한테 술을 쳐먹이고 난리야. 내가 주지 말라고 그렇게 싸인을 보냈는데....'
'아냐. 차라리 잘 된걸수도 있어.... 이렇게라도 알았으면 된거지. 어 지윤아! 잘했다 잘했어.'
'그나저나 얘네 집주소 아는 사람? 누가 얘 데려다 줘야 될텐데....'

그렇게해서 '독립투사 김지윤'의 '회식거사'는 폭탄을 던져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버렸죠. 그런데 그날 일이 박교수에게 준 충격은 정말 면전에서 폭탄이 터진 것 못지 않았나 봅니다. 며칠후 박교수가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그게 반려되었고, 다시 지방캠퍼스로 전근신청을 냈다는 소문이 학교에 돌았습니다. 그리고 한달후 그는 정말로 캠퍼스를 떠났습니다.
지윤이는 이 일로 ㅇㅇ대 산업디자인과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한 학기를 마치고 졸업할때까지 그녀에게 감히 시비 트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뭐 딱히 그녀에게 득 된게 있는것도 아닙니다만 어쨌거나 꼬꼬마 후배들 사이에서 '한다하면 하는 언니'로서 '가오' 하나는 제대로 세우고 졸업한 셈이 되었죠.

 


제3화 끝.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9. 15:00

제2화 지윤이 '위기일발'


안녕하세요 ^^
오늘부터 서론 없이 바로 스토리로 들어가겠습니다. 오늘 글은 지윤이 '위기일발'. 내용이 좀 심각한데요. 예전 글에서 지윤이가 한참 신나게 남자 뜯어먹던 시절, 가장 심하게 뜯긴 남자는 외제차 한대값까지 뜯겼다고 했는데 바로 그 남자와 관련된 사건입니다.

 

 

 


지윤이가 그 남자랑 2년간 사귀면서 남자가 쓰게 만든 돈이 무려 6000만원 가까이 되는데요. 남자 입장에선 지윤이랑 헤어지고나서 충분히 본전생각이 날수있는 금액이죠. 본전생각만 난다면 그냥 '찌질한 남자' 정도로 받아들일수 있겠습니다만 본격적으로 앙심을 품게 되면 그때부턴 '위험한 남자'가 되는거죠. 특히 여자분들 진짜진짜 명심하셔야될게 있는데 남자의 경우 여자와의 추억은 잊어버릴수 있어도 여자에게 퍼부은 돈만큼은 결코 잊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 남자 참 쉽게 뜯어지네? 아이 좋아라 하면서 마구 뜯어드시면 필히 나중에 후환을 걱정할 일이 생긴다는거죠. 딱 봐서 눈빛이 좀 집요하다 싶은 남자는 너무 많이 뜯어먹지 마세요. 그 남자 나중에 보니 손도 못대는 싸이코였더라 이렇게 되면 어쩌시려구요.

이래서 뭐든지 적당한 선이라는게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적당한 선을 훨씬 넘어버린 우리 불쌍한 지윤이. 그리고 그녀를 서서히 덥쳐오는 어두운 그림자. 과연 지윤이는 이 '위기일발'의 상황을 무사히 넘길수 있을까요.

지윤이가 처음 '위기'를 느낀건 어느 칵테일바에서 친구녀들과 함께 있을때 였습니다. 그날 '헌팅'이 부실했던 것을 반성하며 앞으로 더 잘해보자는 취지의 술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친구녀 중 하나가 최근 남친이랑 무슨 안좋은 일이 있었는지 되지도 않는 꼬장을 피우는 바람에 다른 친구녀가 그애를 데리고 먼저 바를 나갔습니다.

바에 홀로 남겨진 지윤이. 반쯤 남은 '싱가폴 슬링'을 홀짝이고 있었는데요. 왠 몸에 쫙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은 좀 싸보이는 여자애가 돌연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것이었습니다.

'언니. 잠깐 옆에 앉아도 되요?'

응? 니가 내 옆에 앉아서 뭐하게?.... 지윤이는 그냥 싫다고 하기도 귀찮아서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그러자 여자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윤이 옆에 찰싹 달라붙어 앉는 것이었습니다.

'언니. 정말 예쁘세요. 너무 부러운 몸매를 가지셨어요 진짜....'

흥. 고맙다만 이럴 시간에 차라리 뭐 딴거 하는게 낫지않니? 나한테 이런 아부 떨어봤자 너한테 득되는건 없을텐데.

'언니.... 정말 사랑스러워요.... 정말 좋아요.....'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피카츄 백만볼트'라도 쳐맞은 사람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지윤이! 그녀는 곧장 손바닥을 들어 옆에 앉은 여자애를 후려치려 했고 여자애는 깜짝 놀란듯 방어자세를 취했죠!

'이게 미쳤나 진짜!.... 너 방금 내 허벅지 만졌어? 그런거야?.... 너 뭐야 대체!'
'언니. 진정하세요!.... 언니 우리 쪽이잖아요. 왜 이렇게 거부하시는데요.... 제가 맘에 안드세요? 전 언니 좋은데....'
'뭐뭐뭐?.... 너 미쳤니! 내가 왜 너 같은 애 쪽이야? 난 내 쪽이야! 난 몸도 마음도 지극히 정상인이라구!'
'언니 참 어이없으시네요.... 그럼 우리 싸이트에 사진이랑 프로필은 왜 올리셨는데요. 이거 언니가 직접 올린거 아니예요?'

화들짝 놀란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킨 그녀는 여자애가 보여주는 프린트된 종이 뭉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습니다. 거기엔 수십명은 됨직한 여자들의 사진과 프로필이 인쇄되어 있었는데요. 그중에 분명 그녀 자신의 사진과 프로필이 있는걸 두눈으로 '똑똑히'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김지윤 : 아무때나 내키면 접근해주세요. 누구든지 환영해요.

읍!.....
지윤이는 칵테일바의 천장이 눈앞에서 빙빙 도는듯한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프로필과 사진들을 꼼꼼이 살펴본 그녀.

'전부 다 그놈이랑 찍은 사진이야!.... 아. 이걸 어쩌면 좋지. 그놈 이제 어디서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지윤이가 결코 잊을수 없는 그 놈. 그 남자.... 한때 그녀가 매우 비싸게 굴며 가끔씩 만나주었던 그 남자. 그녀의 관심을 끌기위해 온갖 선물을 갖다바쳤던 그 남자. 그래도 관심을 끌지 못하자 폭언과 협박과 스토킹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그 남자.

한동안 그러다가 잠잠해져서 결국 깨끗이 잊어주었던 그 남자였는데.... 결국 이런 식으로 해꼬지가 들어오고야 마네요. 지윤이는 이걸 어째야 좋을지 몰라서 머릿속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경찰에 확 신고해버릴까?.... 그럼 남자가 잡힐까. 남자가 잡혀봤자 어차피 큰 죄가 아니라서 금방 풀려날테고 그럼 그 이후엔 더 무시무시한 해꼬지가 기다리고 있는건 아닐까.

 

 


답이 안나오니 답답하네요.... 어쨌거나 이건! 이 프로필은 당장 지워야해!

'야. 너!.... 똑바로 말 안하면 오늘 이 언니한테 다신 여자랑 뭐 하기 싫을 정도로 쳐맞을줄 알아! 너 이 프로필 어디서 뽑았어?'
'너무 무섭게 그러지 마요.... 싸이트 알려줄게요. 그런데....'
'그런데?'
'거기 올린 프로필 비번 알아야 지우는데 혹시 비번 아세요?.... 언니 보니까 모르시는거 같은데.'
'.....모른다 그런거.'
'그럼 못 지워요. 아마 운영자 언니랑 얘기하셔야 될거예요. 그런데....'
'뭘 또 그런데!'
'운영자 언니 엄청 무서운 사람인데.... 말 잘하셔야 될거예요. 전 가볼게요. 꼭 지우시기 바래요....'

여자애는 후다닥 사라져버렸고 지윤이는 여자애가 남기고 간 종이뭉치에서 싸이트 운영자의 이메일 주소를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지윤이는 싸이트 운영자에게 프로필을 삭제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고, 곧바로 답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답장의 내용은 삭제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만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다음날 싸이트 운영자를 만나기로한 지윤이. 이태원 카페에서 운영자를 만난 지윤이는 기가 팍 죽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그렇게 험악하게 생긴 여자를 처음 보았습니다. 그것도 그렇게 생긴 여자가 둘씩이나 앉아있었습니다.

'니가 지윤이구나. 너 참 귀엽게 생겼다?.... 그런데 말이야. 우리 싸이트는 너처럼 이렇게 장난질치는 싸이트가 아니거든?'
'죄송해요!.... 제가 장난친게 아니구요. 제 전 남친이 저 골탕먹이려고 올린거예요. 진짜예요! 믿어주세요....'

지윤이는 거의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이었습니다. 그걸 본 험악녀2가 험악녀1에게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언니 얘 되게 귀여운 척 하는데? 확 땡기지 않수?....후훗.'

그 말을 들은 지윤이는 그야말로 머리털이 뻣뻣하게 서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옛말에 모골이 송연해진다는게 바로 이런거 로군요. 험악녀1이 씨익 웃으며 지윤이에게 얼굴을 바짝 들이댔습니다.

'한번만 마지막으로 물어볼게.... 너 정말 프로필 삭제했으면 좋겠니? 이번에 삭제하면 다시 가입하고 싶어도 안되는거야. 알았어?'
'네! 삭제해주세요!.... 제발요....'

험악녀1이 알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험악녀2에게 일어서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두 여자는 지윤이를 남겨놓고 먼저 일어섰죠. 험악녀1이 지윤이 곁을 지나가면서 손등으로 지윤이의 볼을 슬쩍 쓰다듬었습니다.

'남자한테 휘둘리지말고 똑바로 살어. 알았어?'
'히익!... 네!'

그러고는 험악녀1이 지나갔고, 험악녀2는 '귀여운데....'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험악녀1을 따라갔습니다. 홀로 남겨진 지윤이는 지옥을 관통하는 100미터 달리기를 뛴 기분이었습니다. 머리카락과 어깨가 땀으로 흠뻑 젖었죠.

그렇게 그 싸이트에서 지윤이의 프로필은 지워졌지만 지윤이는 한동안 '그놈'이 다른 식으로 해꼬지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놈'을 옹골지게 뜯어먹었던 자신의 과거를 살짝 반성하면서 말이죠.^^



제2화 끝.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8. 14:30

안녕하세요 ^^

지금까지 '압구정 짱짱녀' 지윤이 에피소드를 두편 올렸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네요?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지윤이'로 달려보자!

네. 그렇습니다. 제가 철저히 인기에 영합하는 주의라서.... ^^ 이왕 인기 얻은 김에 이걸로 당분간 쭉 달려볼까 합니다. 뭐 중간에 언제라도 재미털리면 끝내겠습니다. ^^

그런데 이왕 지윤이로 쭉 달릴거면 뭔가 재미난 '테마'가 있으면 좋지 않겠나 싶은데 그러다보니 떠오른게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007 시리즈'인데요. 007 시리즈는 현재 23편 '스카이폴'까지 나와 있는 상태이며 이걸 테마로 쓴다면 한동안 테마 떨어질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요. 과연 지윤이 시리즈를 23편까지 쓸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고라도요.

그래서.
오늘 쓸 글 말인데요. 물론 제1화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007시리즈 제목 다 기억하시는 분 계세요? ^^ 아마 인터넷 검색해보셔야겠죠. 그럼 지윤이 시리즈 제1화부터 출발해보겠습니다.^^

 


[제1화 지윤이와 닥터노]

 

 


제가 예전 글 '실전소개팅! 맘에 드는 남자 확 낚아채기'에서 어린 나이에 소개팅으로 '의대생'을 확 낚아챈 여자의 얘기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사실 이 분야에 누구보다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여자가 바로 지윤입니다. 지윤이는 ㅇㅇ대 입학 직후부터 '사짜 남자'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놀라운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는데요. 이 애가 '사짜' 세계에 대해 좀 알고나서부터는 유독 '의대생'만을 찾는것 같더라구요. 뭐 지 나름대로 느낀게 있었나보죠. 그 당시만 하더라도 이 애의 평판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관계로 여기저기서 소개팅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출중한 외모와 늘씬한 몸매, 특히 아무나 범접하지 못하는 그 애의 '하이엘프'급 키 때문에 제법 괜찮은 의대생과의 소개팅이 줄을 이었었죠.

바로 이 황금과도 같은 시절에 이 애가 자신의 눈을 조금만 낮추고 똘똘한 의대생 하나를 콱 물었더라면 오늘날 굶주린 하이에나마냥 로데오 밤거리를 배회하는 지윤이는 없었겠죠. 그러나 사람이란게 자신이 뭔가를 갖고 있을땐 그것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하는 법인가봐요. 지윤이 역시 '남자를 잘 꼬시는 것'보다 천배 만배 중요한 '좋은 남자를 꼬시는 것'에 있어 크리티컬 팩터인 '착한 나이'를 그렇게 별 소득 없이 흘려보내고 말았습니다. 그 애가 그 시절에 만난 수많은 의대생들을 누구는 배가 나왔다 누구는 꺼벙하게 생겼다 누구는 너무 고지식하게 생겼다 이런 같잖은 이유로 전부다 차버렸으니 말이죠. 말하자면 그 애 인생에 있어서 애초에 방향은 잘 잡았는데 실천의지가 부족했던 셈 입니다.

하여튼 그렇게 황금 같은 시절을 다 보내고 이제 나이가 좀 찬 상태에서 더이상 '의대생'이 아닌 '인턴 레지던트'와 소개팅을 하는건 아무리 그애라해도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전히 그애를 버티게 해주는 뛰어난 외모가 어디로 간건 아닙니다만 의사들도 나이가 좀 있으면 더이상 화려한 외모에만 끌리진 않거든요. 따질거 다 따지는거죠. 더군다나 소개팅계에서 땅에 떨어지다못해 지하15층까지 굴을 파고 들어가버린 그애의 평판.... 이제 그애에게 남은 희망은 결혼정보업체가 전부였습니다.
그런 관계로.....

'그래서 이 분은 나이가 41세구요. 정형외과 의사신데... 아시죠? 의사 중에서도 요즘 정형외과가 제일 값나가는거. 성형외과 피부과 개업했다가 폭삭 망해버리면 평생 신불이예요. 그 빚 못 갚아요 절대.... 그러니 성형외과로 대박나길 기대하는거보다 정형외과처럼 꾸준히 잘 버는게 인기가 좋아요.'

상담실장이 내민 남자 사진을 보고 지윤이가 한숨을 폭 내쉽니다.

'저랑 띠동갑이군요. 사진보니 아저씨랑 할아버지의 중간쯤 되네요. 꼭.... 우리 아빠 같은 분이네요.'
'이봐요 회원님! 말 정말 고따우로밖에 못하겠어요? 지금 이 분만 해도 만나겠다고 줄선 S클래스 회원님이 몇분인줄 알아요? 나 그래도 회원님이 외모가 좀 되시니까 나름 신경써서 매치해드리는건데....'
'죄송해요.... 근데 30대 의사분은 정말 안되는건가요?'
'30대 의사분은 여자 28세도 잘 안만나줘요. 하물며 29세면 제가 욕먹죠. 회원님은 소개자가 욕 들어먹는 소개팅을 굳이 하고싶으세요?'

뜨끔!... 그런 쪽으로 아픔이랄까 하여튼 안좋은 경험이 있는 지윤이는 세차게 도리질쳤습니다.

'이 분이 취향이 좀 별나셔서 키 170이상 외모 좀 되는 여자분을 원하세요. 만약 회원님 보시기에 별로시면 그렇다고 말씀하세요. 키 그 정도에 외모 좀 되시고 회원님보다 나이어린 회원님 매치해드리면 되니까.'

다음 순간, 남자회원 파일을 덮어버리는 상담실장의 손목을 부셔져라 움켜쥔 지윤이.

'만날게요! 만난다니까요?.... 저한테 왜이리 불친절하신대요.... 날짜 잡아주세요. 전 목금 빼고 다 편해요.'
'네. 알겠어요.... 이번주 수요일 가능하세요. 그리고.... 제 손목 좀 놔주실래요. 아프거든요?'

그리하여 간만에 의사와 만남을 갖게된 지윤이. 사진속의 외모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다짐해보는 그녀였습니다.

 


대망의 수요일. 미용실에서 한시간쯤 공들여 머리도 하고 나름 먹어주는 향수도 뿌린 그녀.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제 공략만이 남았습니다. 그녀가 차버린다면 모를까 '실패'란 있을수 없는 일이죠.

아미가호텔 1층 라운지숍에서 만난 그 남자. 남자답게 생겼고 키도 크고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목소리도 굵직굵직한게 맘에 듭니다. 왠지 예감이 좋은 만남인데요.

'정말 예쁘시네요.... 저기 누구냐. '핑클 효리' 닮으셨네요. 그런 말 많이 들으시죠?'

응 효리 지겹게 듣는다 이 아저씨야. 지윤이는 새침하게 웃으며 커피잔을 입에 살짝 대고 내려놓았습니다.

'제가 여기서 소개받길 정말 잘했네요. 이렇게 키크고 이쁘신 분이 나올줄 몰랐네요. 제가 병원일하면서 예쁘신 분들 가끔 보는데 정말 지윤씨랑은 비교가.... 잠시만. 크르으으윽! 퉷!'

말하다가 재떨이에 주먹만한 가래침을 뱉는 그 남자. 아저씨.... 담배 오래 피셨나봐. 슬슬 건강 챙길 나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천사처럼 해맑게 웃는 지윤이.

'제가 요즘 감기에 걸려서 가래가 엄청 끓는다니까요. 혼자 살다보니 감기 같은거 걸려도 누구 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참 서럽습디다. 돈 많이 벌면 뭐 하나요. 같이 써줄 사람이 없는데.... 지윤씨 같은 분이 제 옆에서 암것도 안하고 그냥 제가 번 돈 써주기만해도 저는 행복할 것 같네요.'
'말씀만이라도 정말 고맙네요. 선생님은 참 마음이 넓으신 분 같아요. 성격도 남자다우시구요. 제가 평소 사귀고 싶은 남자 스타일이 있는데 거기에 아주 가까운 분이세요. 저도 오늘 참 잘 나왔네요.'

 

 



멘트 날리며 싹싹하게 웃어주는 지윤이.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얼굴 가득 함박미소를 짓는 남자. 오늘 참 일이 순조롭게 굴러가네요.

'아. 저 잠깐 감기약 좀 먹어야 되는데....'
'자. 여기 아이스커피랑 같이 드세요.'

자기가 마시던 아이스커피를 한치의 망설임없이 남자에게 내미는 그녀. 남자는 살짝 감동 받은듯 얼굴이 붉어지며 지윤이의 아이스커피를 건네받았습니다.
그런데.

'아. 저 그 보라색 알약 알아요! 그거 '스펙티노마이신'이죠?'
'어라? 지윤씨가 이런 약을 어떻게 아세요? 햐.... 이거 얼굴만 예쁘신게 아니라 아는 것도 많으신데요?'

제가 그 약을 좀 알죠 아저씨.... 전에 어떤 남자가 그 약 먹는걸 봤거든요. 그거 '임질' 치료제잖아요. 아저씬 의사 아닌 사람들은 전부 다 무식해서 그런거 보고도 모를줄 아셨나봐요. 참 인생 쉽게 사셨네요.... 그나저나 상담실장 고 xx년을 어떡하면 속이 시원할까. 그 년 머리를 확 다 뽑아버릴까. 아우.... 간만에 비싼 돈 주고 머리했는데 걍 쌩돈 날렸네.

약을 꿀꺽 삼킨 남자가 아이스커피를 다시 공손하게 지윤이 앞에 밀어놓습니다. 지윤이는 그걸 그대로 남자 얼굴에 부어버릴까 잠시 고민합니다

'지윤씨는 배려심도 있으시고 정말 제 이상형이세요. 정말 제 옆에 꼭 붙어서 돈만 쓰게 해드리고 싶어요. 진심이라니까요.....'
'호호호! 근데 어쩌나. 제가 돈을 좀 많이 쓰는데. 감당이 되실지 모르겠어요?'
'하하하. 저 우습게 보지 마십시오. 이래뵈도 한달 버는게 2000 조금 넘습니다.'
'와우! 대단하시네요.... 정말이지 같이 사실 분 맨날맨날 기분 째지겠네요....'

그렇게 돈 잘 버시는 분이 왜그리 싸구려로 노셨나요.... 하다못해 '콘돔'이라도 좀 하시지.
지윤이는 짧게 한숨을 폭 내쉬고 핸드백에서 담배를 꺼냈습니다.

'한대 피울게요? 전 시간마다 한대씩 못 피우면 너무 힘들거든요.'
'저도 피우는걸요. 걱정말고 피세요.'

담배를 몇모금 맛있게 빨고는 재떨이에 비벼끈 그녀. 그리고나서.....
캬아아아악! 퉷!
있는 힘껏 가래를 끌어올려 자신의 아이스커피에 그대로 뱉어버린 그녀. 그리고 빨대로 휘휘 저어 마무리까지..... 그걸 본 남자의 표정은 그대로 맛이 가버렸죠.

하여튼 그렇게 여차저차해서 그 남자와의 만남은 '애프터'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죠. 다음날 지윤이가 결혼정보업체 상담실장한테 전화해서 무슨 욕을 퍼부었는지는 굳이 여기 쓰지 않겠습니다.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을 보여드리는 우리 지윤이니까요. ^^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7. 14:49

안녕하세요 ^^

 

제가 이전 글에서 '남자마음을 순식간에 녹이는 여자' 압구정 짱짱녀 지윤이 에피소드는 그녀의 인격이 모자란 관계로 치사하고 더러운 방향으로 잘 흘러간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글에서 그 치사함과 더러움의 끝을 한번 보겠습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때가 있다고, 이 바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파렴치녀' 지윤이도, 그녀보다 한술 더 뜨는 '철면피남'을 만나면 어쩔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이건 술자리에서 본인한테 직접 들은 얘기이구요. 그녀로선 무척이나 아쉬운 점이 많은 '한판 승부'였나 봅니다. 이 에피소드는 '파렴치녀'와 '철면피남'의 승부이고, 제가 1960년대 미국 서부영화, 특히 '커크 더글라스'를 무척 좋아하는 관계로 제목은 아래와 같이 지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함께 식사한 남녀가 서로 밥값을 내기 싫어한다면 과연 그 밥값은 누가 내게 될까요'라는 목덜미에 소름 돋는 질문을 던지며 오늘도 출발해보겠습니다. ^^

 

 

 

 

 

 

[OK식당의 결투]

 

 

 

 

지윤이는 소개팅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왠만하면 '헌팅'이나 '즉석만남'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그 이유야 짐작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지윤이처럼 '남자 잘 뜯어먹는 여자'가 소개팅을 하게되면 나중에 그 소개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애가 뭐 그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다기보단, 아마 몇번 그렇게 소개해준 친구랑 '평생 얼굴 안 볼 사이'가 되고 나서 어쩔수없이 하게 된 선택이겠죠. 하여튼 마음 내키는 날이면 어릴때부터 절친인 몇명의 친구녀를 불러서 로데오 밤거리를 배회하며 헌팅할 남자를 물색하는게 그 애의 일과였는데요.

 

어느날, 제법 있어보이는 한무리의 남자들에게서 술자리 제안을 받고, 별 고민없이 합석하게된 그녀. 술자리 분위기는 참 좋았습니다. 남자들이 1차 술값 계산까지 깔끔하게 해주었고, 지윤이는 그중 가장 있어보이는 한 남자에게 끌리게 되었습니다. 지윤이가 마음만 먹으면 남자 마음 사로잡는건 일도 아니라고 이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었죠. 아니나다를까 그녀는 자신의 스킬을 십분 발휘하여 그 남자의 호감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국 친구들과 따로 떨어져 나오게 된 두 사람. 지윤이는 오늘 나름 수준있는 남자를 만난 것이 기쁘기도 하고, 남자가 꽤 있어보이기도 해서, 전부터 마음 먹었던 일을 오늘 실행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소에 가고 싶었는데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였던 '두시간에 걸쳐 프랑스 정찬 코스 요리를 먹을수 있는 식당'에 가보기로 한 것이죠.

 

남자도 흔쾌히 가자고 해서 그녀는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식당에 가서 자리를 잡은 두 사람. 지윤이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엔 그녀를 향한 관심과 호기심이 가득 했습니다.

 

'너 정말 보면 볼수록 예쁘다.... 왠만한 탤런트 뺨 치겠는데? 너처럼 몸매 좋고 예쁜 애 처음 보는거 같아. 진심이야.'

'부끄럽게 왜 그래 오빠.... 나도 오빠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사실 오늘 널 만난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 나 그동안 압구정동엔 잘 안놀러왔었거든. 우리 아버지 사업 물려받는거 때문에 한국 와서도 정신없이 바빠서 놀 틈이 없었어. 이번 주만 해도 아버지 을지로 본사에가서 업무 배우느라고 쉴 틈이 전혀 없었다니까. 다음주엔 지방 내려가서 지사 돌면서 또 업무 배워야되.'

 

아버지 을지로 본사?.... 지윤이 마음속에서 종이 한번 살짝 울렸습니다. '땡'

 

'오빠 정말 바쁜 사람이구나.... 여기서 나 같은 여자애 만나서 이러고 놀아도 되는건지 모르겠어. 나 오빠랑 좀더 친해지고 싶고 오빠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긴한데 오빠는 너무 바쁘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지윤이는 자신의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남자의 손 위에 살짝 포갰습니다. 남자는 씨익 웃으며 그녀의 손을 맞잡았습니다.

 

'너 그런 표정으로 날 보니까 정말 돌아버리겠는걸? 후후.... 아참. 혹시 모르니까 내 명함 하나 줄게. 아직은 아버지 사업을 넘겨받은게 아니기 때문에 내 명함이 이 꼬라지인데.... 좀 있으면 바뀔거야. 일단 이거라도 갖고 있어.'

 

지윤이가 남자에게서 건네받은 명함에는 ㅇㅇ실업 기획총괄팀장 ㅇㅇㅇ라고 찍혀있었습니다. 빳빳한 명함을 손에 들고 있으니까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네요?

 

'오빠 앞으로 더 바빠지겠네.... 나랑 만날 시간이나 있겠어? 참 아쉽다 그게....'

'걱정마. 너랑 만나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시간을 낼테니까. 사실 나 우리 집에서 외아들이고 밑에 여동생 하나 있긴한데 걔도 뭘 하는지 워낙 바쁜 애라서 나 지금껏 여자란게 뭔지 모르고 살아왔어. 그런데 사람들이 다들 그러더라. 여자는 남자가 들인 시간만큼 차지하게 되는거라고. 나 만약 너랑 사귀게 되면 너한테 많은 시간을 투자해보려고 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말이야.'

 

외아들. 지윤이 마음속에서 종이 한번 더 크게 울렸습니다. '땡!'

곧이어 요리가 나오고 지윤이는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할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최고급 와인을 시켰고, 남자가 그걸 따서 직접 '테이스팅'까지 해서 그녀에게 따라주었습니다. 지윤이는 남자의 매너에 더욱 감동받았죠.

그렇게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웨이터가 계산서를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계산서를 쓰윽 보더니 그것을 지윤이 앞에 내려놓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게 나왔네. 근데 지윤아. 어떡하지? 오빠가 오늘 카드를 쓸수가 없어서 그러는데 오늘 밥값만 니가 계산해줄래? 다음에 만나면 내가 줄게.'

 

지윤이는 갑자기 뭔가 확 깨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남자가 무척 마음에 들긴 했지만 지금껏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이런걸 용납해 본 적이 없거든요.

 

'오빠. 이건 좀 아닌거 같은데.... 내가 내줄수 없는건 아니지만 나랑 오빠랑 오늘 처음 본 사인데 이러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지 않아?'

'글쎄? 뭐가 아닌지 모르겠다만..... 이 돈 얼마 되지도 않고 오빠가 사정이 있으니까 그러는건데 좀 안되겠니?'

'난 좀 아니라고 봐. 오빠.'

'하하.... 너 정말. 니가 보기에 오빠가 고작 이런 밥값 하나가지고 치사하게 굴 사람 같니? 잘 판단해보렴. 오빠가 정말 오늘만 사정이 있으니까 하는 얘긴데 꼭 이래야 되겠니?'

 

지윤이는 잠시 갈등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스타일'과 '본성'이 있는데, 지금 이 상황과는 도저히 타협이 되질 않았습니다. 물론 이 남자와 잘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자신의 '본성'을 배신해가면서까지 그러고 싶진 않았습니다.

 

'오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닌거 같아. 오빠가 멋진건 나도 아는데 이건 오빠가 해결해줬으면 좋겠어.'

'야. 너 정말.... 강하구나! 후후.... 이런 상황에서 왠만한 애들은 치사해서라도 내주던데. 그래. 오빠가 널 제대로 봤어. 넌 확실히 자기 주장이 있는 애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거지.'

'그렇게 말해줘도 별로 기쁘지 않아. 어쨌든 이건 오빠가 해결해.'

'그런데 말이야. 사실 여기 오자고 한 것도 너인데 여기 밥값을 내가 내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하거든. 너 이렇게 비싼 음식 시킬거면서 내가 돈 내줄수 있는지 없는지 생각해보지도 않았지? 그냥 나 딱 봐서 돈 좀 있어보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시킨거지? 당연히 내가 내줄거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어때? 니가 보기에도 니가 좀 잘못 한거 같지 않니?'

 

남자 말이 일리가 있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잘못된 거라면 지윤이는 지금껏 완전히 잘못된 인생을 살아온 셈입니다.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진실'이었죠.

 

'오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원래 여자가 남자를 만나서 이렇게 밥을 먹을땐 남자가 밥값을 내줄거라고 기대하는게 당연한 일이야. 우리 주위 현실이 다 그런데 오빠 혼자 아니라고 하면 되겠어? 만약 오늘 오빠가 밥값을 내줄 생각이 없었다면 당연히 그걸 나한테 미리 얘기했어야 하는거야. 그럼 나도 이런 음식 시키지 않았을테고 우린 이런 문제로 다투지 않아도 되었을거야. 이건 분명히 오빠가 잘못한거야. 그러니 오빠가 밥값을 내는게 맞지.'

'아니야. 너의 논리엔 헛점이 있어. 잘 생각해봐. 니 말대로 여자가 남자랑 밥을 먹을땐 남자가 밥값을 내줄거라고 기대하는게 당연한 일이라고 치자. 하지만 그게 사회적인 통념이라면 남자가 내주는 밥값에도 엄연히 사회적 통념이라는게 있는거야. 넌 그 선을 훨씬 넘었어. 따라서 최소한 그 선을 넘은 부분만큼은 음식을 시킨 니 책임이 맞는거야. 따라서 여기 밥값은 대부분을 니가 계산해야 되는게 맞는거야. 오케이?'

 

아 정말.... 이 남자와의 논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습니다. 지윤이는 미칠것 같은 답답함과 짜증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때 지윤이의 뱃속에서 뭔가 신호가 들려왔습니다.

 

꾸르르륵!

 

간만에 먹은 2시간짜리 코스 요리가 그녀의 뱃속에서 탈을 일으킨 모양입니다. 지윤이는 평소 몸매 관리를 위해 매끼 극소량의 음식만을 먹어왔는데요. 오늘 남자 잘 만나서 기분 좋다고 과식한게 지윤이의 손등 만한 위에 엄청난 무리를 주었던 겁니다. 그녀는 점점 앉아있기가 괴로워졌습니다.

 

'오빠.... 으윽..... 난 절대.... 오빠 생각.... 받아 들일수..... 없어!'

'뭐라구? 지윤아 똑바로 말해봐. 너 표정이 왜 그렇게 안좋니? 혹시 속이라도 불편하니? 얼른 화장실 가야겠다 너.'

'안돼!.... 내가 화장실 가면.... 오빤 계산서 놔두고 그냥 가버릴거잖아.... 난 그렇게 하도록.... 절대 놔두지 않을거야!'

'후후. 너 참 강할 뿐만 아니라 지독한 아이구나. 지금 니 표정으로 봐서 잘 버텨야 10분 버틸거 같은데 더 추한 꼴 보이기 전에 얼른 화장실 가지 그래?'

'아냐.... 난.... 참을수 있어!'

 

하지만 그녀의 의지와는 달리 그녀의 뱃속에선 점점더 절박한 신호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의자에 걸어놓은 자신의 코트자락을 꽉 움켜쥐고 그야말로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재밌다는듯이 빙그레 웃으며 그녀에게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화장실..... 화장실.... 화장실....'

'그... 그만해 이 새키야!.... 너 정말 나 화장실에서만 나오면.... 가만 안둘....거야!'

'가만 안두면 뭐? 그 희고 고운 손으로 나 때리기라도 하게? 니가 때리는거라면 나 정말 기분좋게 맞아줄 자신 있어. 이렇게 예쁜 여자가 때리는거라면 백대라도 맞아야지.'

'너 이 새키.... 정말.'

 

지윤이는 이를 으드득으드득 갈며 남자를 노려보았습니다. 테이블 위에 나이프나 포크가 있었다면 정말 그걸로 남자를 확 찌를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웨이터가 이미 치워가버린지 오래 였습니다.

한 5분쯤 버텼을까요. 이제 지윤이는 정말로 '육체적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의지'와 '육체'의 싸움이었습니다만 이런 경우 뭐 길게 볼 것도 없이 의지가 반드시 지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지윤이는 시뻘개진 얼굴로 자신의 핸드백만을 챙긴채 한달음에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남자는 낄낄거리며 화장실로 가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구요. 화장실에서 시원한 '천국의 기분'을 맛본 지윤이가 뒷마무리를 하고 화장실에서 나왔을때 당연하다는듯이 남자는 자리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코트를 챙기는 그녀에게 웨이터가 다가왔습니다.

 

'손님. 먼저 가신 남자 손님께서 자기가 먹은 요리값 계산하셨구요. 그건 얼마 안되는데.... 나머지 손님이 드신 음식이랑 와인값은 손님이 결제하실거라고 하셨어요. 와인은 손님이 다 드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계산이 37만 6천원 입니다. 괜찮으시겠어요? 혹시 안되실거 같으면 나중에 계좌 이체라도....'

'지금 낼거예요! 아니 사람 뭘로 보고 그딴 소리 하는거죠!.... 자. 여기 카드 줄테니까 이걸로 끊어요. 일시불이예요! 알았죠?'

 

당당하게 카드를 내밀며 웨이터에게 큰소리 쳤습니다만, 어쨌거나 그녀는 한동안 그날 밤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늘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때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오늘도 좋은 밤 되세요 ^^

 

 

 

아참. 제가 서두에 던진 질문. '함께 식사한 남녀가 서로 밥값을 내기 싫다면 결국 그걸 내야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답은 위장이 약한 사람입니다. ^^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5. 19:00

안녕하세요 ^^

우선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는데 '남자마음을 순식간에 녹이는 여자' 지윤이 관련 에피소드는 성준이 에피소드처럼 고상하고 우아하지 않아요. ㅠㅠ 애가 인격이 덜된 관계로 스토리가 치사하고 더러운 방향으로 잘 흘러갑니다. 이런 점 감안하시고 그럼 오늘도 출발해보겠습니다. ^^





[마귀를 마귀라 못 하옵고]

 

 


제가 대학시절 농활 동아리에서 알게된 윤민호란 형님이 계시는데요. 그 당시 대학원생이었는데 나름 괜찮은 마스크와 좋은 집안배경 덕분에 후배여자들한테 인기가 좋았습니다. 성격도 좋으셔서 남자후배들도 많이 따르는 편이었는데요.

저도 친하게 지냈습니다만 저희 '노는 애들'이랑 같은 부류는 아니었구요. 워낙 순진하고 점잖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농활 계획 짜는거 때문에 커피숍에서 이 형님을 만났는데 계획에 대해 한참 얘기하던 중 그러시더군요.

'나 다음주는 활동 참석 못할거 같애. 여행 가거든. 강릉 좀 다녀오려고.'
'형.... 강릉은 왜 가시는데요? 설마 여자랑 가는건 아니죠? 훗.'
'짜식 눈치 빠르네. 나 사귀는 사람 생겼다. ㅇㅇ대 다니는 여잔데 엄청 괜찮아. 솔직히 내가 이제껏 본 여자 중에 젤 낫더라.'
'어. 형 자랑질!.... 후훗. 그런데 그분 ㅇㅇ대 다니세요? 저 ㅇㅇ대에 아는 애들 좀 있는데 뭐 형 원하시면 물어봐드릴수도 있고.'
'아냐. 그럴 필요 없어. 미대 다니는 애인데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 좋아. 걔 친구들이 그러는데 걔가 그 과에서 젤 인기녀라고 하던걸.'

그순간, 저는 등줄기에 찬물 한바가지가 확 쏟아진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형. 설마....

'형 혹시 그 애 이름이 김지윤인가요? 키 175 김지윤 맞죠?'
'어? 너 아는 애니?.... 하긴 걔 친구들이 자기 학교에서 워낙 유명한 애라고 하더만. 어떻게 아는데?'

아.... 정말로 난감함 그 자체였습니다. 민호형. 도대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하필 그런 '악질녀'에게 걸리셨나요.....

'저도 그냥... 그런 애 있다고 듣기만 했어요. 근데 형은 그 앨 어떻게 만나셨는데요?'
'영어학원에서 만났지. 걔 생긴거랑 다르게 엄청 열심히 사는 애야. 집안형편이 좀 어려운데....'

아니예요! 걔 압구정 58평 아파트 살아요 형....

'지가 알바해서 학비도 대고....'

걔가 도대체 알바를 할 이유가 뭘까요.... 사고 싶은건 남자들이 다 사주고, 그냥 쌩돈도 뜯어내는 애인데....

'좀 안믿기긴 한데 남자를 진지하게 사귀는건 내가 처음이래.'

걔가 이제껏 남자를 진지하게 사귀어본 적이 없는건 맞을거예요. 근데 그건 형도 마찬가지예요..... 형보다 훨씬 잘난 남자도 진지하게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애인걸요. 전부 다 그 애한테 빨릴거 쪽쪽 다 빨리고 버림받았어요....

지윤이란 애가 그런 식으로 살아가게된 속사정. 저도 들은 얘기입니다만 걔네 아버지가 식료품 수입사업을 하는데 그게 아이템 잘 잡으면 엄청 흥했다가 인기 시들해지면 팍 주저 앉아버린다네요. 그래서 걔네 집 형편이 부침이 좀 심한 편이래요. 잘될때는 떵떵거리며 사는데 안될때는 집안에 차압딱지 붙은 적도 있나봐요. 그러다보니 걔도 마음 한구석이 항상 불안한게 있고, 형편 좋은 남자 하나 물면 악착같이 뜯어먹는 버릇이 생긴거죠. 들리는 얘기로는 걔한테 제대로 뜯긴 사람은 외제차 한대값 뜯겼다던데요. 이렇게 뜯어먹고 그 남자랑 잘 사귀면 그나마 다행인데 남자가 약한 모습 보이면 여지없이 끝내버리니까 문제죠. 남자랑 끝내려고 마음 먹으면 마치 윈도우 종료버튼 누르듯이 끝내는 애예요. 그럼 남자는 있는대로 상처 다받고 한동안 고통속에 세월을 보내게 되죠. 참 현실이 지랄맞게도 지윤이만한 매력을 지닌 여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그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것 역시 쉽지 않죠.

 

 



제가 볼때 민호형은 절대로 지윤이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사람이 아니고, 더군다나 지윤이가 자신에 대한걸 이렇게 속인걸 보면 이건 보나마나 '실컷 뜯어먹고 버리기' 로 흘러갈 공산이 컸습니다. 아. 이걸 어째야 하나....

'그렇군요.... 형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화장실로 간 저는 얼른 휴대폰을 꺼내어 그 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바로 받더군요.

'어? 오빠 왠일이야. 그동안 잘 지냈어?'
'잘 지내지. 근데 지윤아. 너 요즘 사귀는 사람 생겼니? 어디서 그런 얘길 들었는데.'
'글쎄? 오빠가 왜 그런거에 관심을 가지지? 나한테 관심 없는줄 알았는데.'
'그냥 까놓고 말할게. 너 우리 학교 다니는 윤민호라고 아니?'
'아. 민호 오빠.... 지금 그 오빠 때문에 전화한거구나. 같이 있어?'
'그건 알거 없구.... 저기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난 니가 그 형이랑 안사귀었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하?.... 오빠 난데없이 전화해서 참 재밌는 소리하네? 내가 그 오빠 사귀건 말건 오빠가 무슨 상관이지?'
'지윤아. 제발 부탁이다. 민호형은 건드리지 말아줘....'
'아! 그러고보니 오빠. 내가 전에 부탁한건 어떻게 됐어? 오빠 친구 성준이 오빠하고 1:1로 만나는거 말야. 오빤 그냥 만나게만 해주면 내가 다 알아서 한대두?'

나더러 '포' 살리고 '차' 떼이란 말이냐. 아우 이게 진짜.....

'왜? 내가 성준이 오빠 만나서 잘못할까봐 걱정이야? 걱정말래두.'

니가 너무 잘할까봐 걱정이다 이것아!.... 하여튼 그건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너랑 성준이 만나게 해주기는 좀 힘들고.... 어쨌든 민호형이랑은 더이상 안돼. 니가 정 이렇게 나온다면 난 니가 어떤 애인지 형한테 까발리는 수 밖에 없어. 그래도 괜찮겠어?'
'흥! 오빤 참 세상 쉽게 사는구나? 어디 한번 해보시지. 가서 얼른 얘기해봐. 어떻게 되나 보자구.'

저는 그 애와의 전화를 끊고 숨을 한번 몰아쉰 다음 화장실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민호형이 전화를 받더군요.

'어? 니가 지금 시간에 왠일이니. 응.... 보자구?.... 근처야?.... 어 알았어.'

저는 얼른 형을 불러세우려고 했지만 형은 '어. 미안한데 그 애가 당장 좀 보자는데? 급한 일인가봐. 나 먼저 간다.'라는 말을 남기고 부리나케 커피숍을 나가 버렸습니다. 보나마나 그 애가 '선수' 친게 뻔합니다. 이걸 어쩌면 좋을까.....

저는 커피숍에 앉아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제가 무슨 '정의의 사도'라서 민호형을 구해주고 싶은건 아닙니다. 다만 저는 이 애가 우리 학교 선배에게까지 마수를 뻗었다는게 불쾌하고, 이런 식이라면 계속해서 '희생자'가 나올수밖에 없기 때문에 누군가 이걸 멈추게 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지옥행 급행열차'를 멈추게 할수 있는 사람은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오직 하나.....

저는 다시 그 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응. 오빠. 왜 또 전화했어?'
'지윤아. 성준이 만나게 해줄게. 넌 언제가 편하겠니?'
'엇 정말?.... 그래. 생각 잘 했어. 나야 아무때나 편하지. 성준이 오빠를 만나는 일이라면 말이야....'

그렇게해서 저는 지윤이와 성준이의 1:1 만남을 갖게 해줬고 며칠후 민호형을 만났는데 표정이 좀 어둡더군요. 뭐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다른 남자들이 당한 것에 비하면요.

그리고 그 이후 궁금할수밖에 없는 그 애와 성준이의 관계. 첫 만남 이후에 성준이가 그 애를 제법 괜찮게 본 모양입니다. 하긴 그건 남자라면 누구라도 그럴테지요. 그래서 결국 어찌 되었냐구요. 그 애도 성준이의 수많은 '그녀'들 중에 하나가 된거죠. 성준이는 한 여자에게 지나치게 관심 쏟는걸 싫어하거든요. 그건 다른 수많은 '성준바라기'들에게 불공평한 처사잖아요. 성준이는 항상 누구에게나 공평한 대우를 해주려고 노력하고 그건 특히 여자에겐 칼 같이 적용되죠. 지윤이는 그후 2년 정도 착실한 '성준바라기'로 살았던 모양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둘 사이엔 특별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고 그렇게 시시하게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지윤이가 떠나도 성준이에겐 아무런 느낌이 없죠. 왜냐면 다른 '성준바라기'가 지윤이의 빈 자리를 채우면 끝이니까요. 제 오늘 얘기도 여기서 끝 입니다. 좋은 밤 되세요 ^^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4. 10:17

안녕하세요 ^^

오늘은 '남자 마음을 순식간에 녹이는 여자 스타일'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일단 이런 글을 쓰려면 제가 생각하는 이상형에 최대한 가까운 '실제 인간 모델'이 필요한데요. '여자 마음을 순식간에 녹이는 남자 스타일'을 쓸때는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곧바로 '성준이'를 떠올렸었죠. 사실 그놈 덕분에 글이 일사천리로 쭉쭉 나갔고, 재미난 에피소드까지 거침없이 달릴수 있었습니다만 여자의 경우엔 떠오르는 후보가 없는게 아니라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남자 꼬시는데 이골이 난 '선수급' 여자애들을 어쩌다보니 제가 좀 많이 알아요 ^^;; 사실 여자 잘 꼬시는 남자보다 남자 잘 꼬시는 여자가 훨씬 많을건 당연한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나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장고끝에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스타일에 가장 가까운 '지윤이'를 모델로 삼기로 결정했어요. 물론 그 애가 외모면에서 탁월한 것도 있지만 제가 보여드리고자 하는 '독특한 매력'을 설명하는데 그 애만큼 적합한 애가 없더라구요. 실제로 그 애는 그쪽 분야의 '강사'였기도 하구요.

하여튼 모델도 결정되었으니 이제 쭉쭉 쓰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지윤이를 모델로 결정하고보니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그 애랑 연락을 안하고 지낸지가 거의 5년이 넘었습니다. 뭐 상관없습니다. 제가 성준이에 대한 글을 쓸때는 제 글을 전부 그 놈에게 보여주었고, 현재 그 놈이 제 글을 '구독' 및 '추천'까지 하고 있습니다만 지윤이의 경우엔 연락이 안되니 어쩔수가 없네요. 뭐 괜찮습니다. 지윤이가 제 글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만 혹시라도 본다면.....

지윤아. ^^ 오빠가 너한테 유감 많은거 알지? 내 글에서 너를 성준이처럼 좋게 써주는 일은 결코 없을거야. 넌 성준이처럼 자기 철학을 가진 멋진 인간이 아니야. 그냥 남자 잘 꼬시는 '팜므파탈'일 뿐이지. 너에게 빠져든 남자들 좋게 끝난 경우가 거의 없는거 왜 그렇다고 생각하니. 제발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매력적인 여자 보다는 멋진 여자로 거듭 나길 바란다....

네. 제가 하고싶은 말은 이상입니다. ^^

자. 이렇게 쓰기로 하고 오늘도 출발해볼게요 ^^

 


1. 여자의 평범한 매력을 뛰어넘는 '치명적인 매력'이란?

 

 


예전에 '놀라운 TV 서프라이즈'를 통해 한번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 역사상 가장 크게 이슈가 되었던 미녀 스파이계의 원조 '마가레타 젤러' 일명 '마타 하리'. 그녀가 정말 독일의 '이중 스파이'로서 고급정보를 빼돌렸는가 하는 것은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녀가 자신의 '믿기 힘들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충분히 활용하여 수많은 유럽 상류층 남자들을 유혹하는데 성공했다는 것 입니다. 그냥 남자도 아니고 깐깐하기 이를데없는 유럽 고위층 남자들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내키는대로 유혹해낸 그녀.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자. 이거 퀴즈였습니다. 한번 알아맞혀 보세요.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몇년전에 여자들 사이에서 '이거' 엄청 유행했었습니다. 그 덕분에 '이거' 강습소가 꽤 많이 생긴걸로 압니다. 요즘엔 어린 여자애들도 '이거' 배우더군요. 옷을 좀 야하게 입고 하는게 특징입니다. 운동의 일종입니다. 모르시겠다구요? 좀더 쉬운 힌트를 드리죠. '춤'의 일종입니다. 이제 왠만한 분은 아시겠죠? 네. 바로 '밸리댄스'입니다.

아마 밸리댄스 강습소 중에 한때 이 춤으로 숱한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자가 있었다고 가르쳐주는데는 없을거예요. 그리 본받을만한 여자가 아니니까요. 마타 하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가난한 이혼녀로 믿을건 자신의 아름다운 육체밖에 없는 여자였죠. 그런 그녀가 파리 물랭루즈 클럽에서 밸리댄서로 일하면서 점점 유명세를 타게 되어 이후 파리 사교계의 '완소녀'로 떠올랐죠. 당시 그녀가 유혹했던 남자 중엔 독일 황태자, 네덜란드 수상, 숱한 파리 고위층 인사들이 총망라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그녀가 단지 '밸리댄스' 하나로 이런 남자들을 유혹했다고 보는건 맞지 않구요. 그녀의 이국적인 외모, 밸리댄스가 주는 섹시하면서도 고혹적인 느낌, 한때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며 얻었던 다채로운 문화적 배경 등이 뒷받침 되준 결과라고 봐야죠.

자. 그녀의 이런 매력들에서 핵심사항 하나를 뽑아내자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신비로움'이죠. 인간은 누구나 그런 욕망을 갖고 있고, 특히 여자보단 남자가 그런 욕망이 큽니다만 '이제껏 보지못한 새로운 것' , '남들이 가지지 못한 독특한 것'에 대한 갈망은 이제껏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간에게 강한 성취동기를 부여해줍니다. 쉽게말해 '이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가질수 있고, 다른 이들이 충분히 부러워할만한 것'이 만약 어떤 식으로든 존재한다면 그것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되시나요. 수많은 부자와 권력자들이 그것을 손에 넣으려고 기를 쓸 것이고 결국 손에 넣는다면 그 만족감은 정말 대단하겠죠. 만약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말입니다.

여자의 매력도 마찬가지로 다른 여자가 지니지 못한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고, 그것이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충분히 유혹적인 것이라면,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좀 어처구니없게 들리시겠지만 저는 한때 압구정 바닥의 짱짱녀였던 지윤이한테서 그런 것을 봅니다. 비록 그것을 소유한 여자의 인격이 개차반이라서 좀 안타깝습니다만 어쨌든 그건 위에 말씀드린 조건에 부합하는 그런 매력이었습니다. 지윤이가 어떤 애냐면 어린 시절 해외에서 오래 살았던 관계로 외모가 좀 이국적입니다. 한국말이 좀 어눌해요. 사고방식도 평범한 한국녀하곤 좀 다르더군요. 뭐 일단 얼굴 예쁘고 키크고 몸매 좋은거야 당연히 그렇구요. 남자랑 얘기할때 항상 빼놓지 않는 자신의 독특한 해외경험..... 그리고 그 독특한 해외경험에서 우러나온 그녀만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화장법, 패션감각.... 그녀를 처음 본 남자들은 그대로 '홀딱' 빠져버립니다. 지윤이가 그 남자의 접근을 허용할 마음만 있다면 말입니다.

한땐 정말 대단했었죠. 90년대 얘기니까 그 애한테 더이상 그런걸 기대하면 안되겠습니다만 하여튼 그 시절엔 정말 '텐미닛'도 가능했습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그 애가 어디가서 맘에 드는 남자를 발견했다면 정말 10분안에 꼬시는 것도 가능했단 얘깁니다. 뭐 본인도 그랬다고하고 그 애 친구녀들이 실제로 본 적도 있다고 하니까 믿어줘야겠죠. 하여튼 그 시절이 그 애에겐 진짜 호시절이었던 셈 입니다.



2.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 + 적절한 밀땅 = 한국판 '마타 하리'?


아. 정말 그 애가 '간첩'이 아닌게 다행이죠. 그 애가 간첩이었으면.... 그야말로 '첩보영화' 하나 찍을뻔 했죠. 만약 그 애가 맘먹고 했다면 절대 시시한 간첩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사실 간첩이 되기엔 인격적으로 부족함이 많은 애라서 걱정은 안합니다만. ^^

하여튼 여자의 이런 치명적인 매력은 소유자의 인격에 따라서 아름다울수도 있고 지극히 추악해질수도 있습니다. 꼭 아름답고 매력적인 것이 누구에게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거 그 애를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그 애 때문에 신세를 망치다시피 한 남자들이 몇 있거든요..... 그 중 하나는 제가 아는 사람인데 그 애 마음 하나 잡아보려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결국 쪽박 찼습니다. 뭐 본인은 후회 안한다고 하는데 그걸 지켜보는 입장에선 참 안타깝네요. 그런데 이건 말하자면 꼭 그 애 잘못이라고 할수 없긴..... (한게 아니라 니 잘못인거 알고있다 지윤아. 니가 그 형 그렇게 안하면 안되게끔 부추긴거 그 형이 말 돌려가면서 넌지시 얘기해주더라. 그래도 그 형이 너 절대 원망 안하더라. 나 같으면 가만 안뒀어! 이 벼락맞을.... ^^;; ) 흠!.... 말이 잠시 옆길로 샜습니다만 어쨌든 결론적으로 남자를 푹 빠지게 만드는 이런 '울트라 짱짱파워'를 지닌 여자분들! 제발 마음 곱게 쓰시고 당신의 '피할수 없는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는 남자들.... 안그래도 그들에겐 선택권이 별로 없는데 제발 나쁜 길로 인도하지 마시길 바라며 이 글 마치겠습니다.

다음 글은 '압구정 짱짱녀 지윤이'의 충격적인 실체 고발 및 '불쌍한 남자들의 체험수기'가 이어지겠네요. 좋은 밤 되세요.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2. 12:45

안녕하세요 ^^

오늘도 어제에 이어 '여순남' 관련 에피소드를 하나더 올릴까 합니다. 이것도 우리끼리 두고두고 얘기되는 참 잊혀지지않는 에피소드인데요. 저번과 마찬가지로 에피소드이므로 서론은 없습니다. ^^

자. 그럼 출발해볼게요 ^^

 



[한밤의 혈투]

 

 


이건 저희들 사이에서 이른바 '고X 혈투' 로 알려진 사건인데요. 청담동 골목에 당시 '녹차 팥빙수'로 유명했던 '고X'이란 커피숍이 있었는데 거기서 벌어진 일이죠.

평소처럼 여자 셋을 꼬셔서 1차 술먹고 2차 가려는데 그중 한명이 급한 일이 있다면서 먼저 자리를 떴어요. 그래서 남녀 3:2가 되었고, 성준이를 제외한 우리 둘은 급격히 흥미를 잃게 되었죠. 왜냐면 우린 남은 두명의 여자가 오로지 성준이에게만 관심이 있다는걸 알고 있었거든요.

뭐 딱 보면 아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흰 술을 더 먹기도 싫고, 그렇다고 여자를 추가로 꼬시기도 귀찮아서 그냥 커피나 마시러 가지고 했습니다. 커피 마시고 적당히 술깨면 그냥 자리를 파토낼 생각이었죠.

그렇게해서 우리 5명은 가까이 있던 '고X'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가 워낙 그걸로 유명한데라 남녀 할것없이 전부 '녹차팥빙수'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여자애 둘 중 하나의 표정이 어쩐지 계속 안좋더군요. 술 마시러 가지고 안해서 섭섭했나?.... 뭐 나름 이런저런 추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문을 해놓고 여자 둘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더군요.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화장실 쪽에서 여자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설마 우리 애들인가?.... 그때 팥빙수가 나와서 우리 셋은 그걸 먹으며 천천히 여자애들을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여자애 둘이 화장실에서 나오는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 애가 울고 있더군요? 다른 애의 표정도 썩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둘이 자리에 앉자마자 울고있던 애가 다른 애에게 앙칼지게 쏘아붙였습니다.

'언니! 언닌 내가 그렇게 우스워?... 언니 눈엔 내가 그렇게 별거 아닌거 같애?'

'언니'라는 여자는 울고있던 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팥빙수를 떠먹더군요. 그러자 울고있던 애는 더 부아가 치민 모양입니다.

'언니! 사람이 말하고 있잖아!.... 정말 계속 이렇게 무시할거야?'

그제서야 '언니'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피식 웃더니 울고있던 애를 바라보았습니다.

'참 웃긴다 너..... 그럼 내가 너랑 급이 같니? 너 아이비리그도 아니고 이름도 처음 듣는 동부에 무슨 대학 다닌다고 했지? 난 스탠포드 다녀.... 내가 너랑 급이 같니?'
'언니는 공부가 인생의 다야? 사람을 공부로만 평가해? 나도 그 대학 가려고 엄청 노력했단 말이야!'
'노력이야 너 말고 너희 아버지가 했겠지. 널 그 허접한 대학에 넣으려고 얼마나 돈을 썼겠니.'
'그래. 우리 아빠 돈 썼다! 그러는 언니네 집은?.... 언니네 집은 뭐 돈 안썼어? 언니네가 우리 집보다 훨씬 못사는데 언니 그 학교 보내려고 얼마나 허리가 휘었겠어? 언닌 언니네 아빠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너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애구나? 우리 집이 왜 너희 집보다 못사니? 강남에 건물 너희 집만 있는줄 알아? 우리 집도 있어.'
'건물 뭐뭐? 우리 집은 건물 두개 합치면 백억이 넘어! 언니네 집 건물 해봐야 50억은 되?.... 그까짓게 무슨 건물이야! 그냥 가게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게 불구경하고 싸움구경이라고 했던가요. 한참 재미나게 구경하던 제 친구가 제 귀에 대고 말하더군요.

'와.... 얘들 이렇게 대단한 애들인지 몰랐네. 근데 우리 이거 말려야 하는거 아냐?'

저도 이제 슬슬 말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울던 애한테 말했습니다.

'얘들아. 여기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면 안돼. 근데 너희 도대체 왜 싸우는거니?'

그러자 울던 애가 씩씩거리며 저를 노려보더군요.

'이 언니가 저더러 집에 가라잖아요!.... 싫어. 못가! 나 지금까지 언니 양보해달라는거 다 해줬어! 이번엔 언니가 양보해!.... 언니가 집에 가!'

그러자 이 '언니'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모양입니다. 팥빙수 그릇을 집어들고 울던 애의 얼굴에 그대로 끼얹어버렸습니다. 우린 정말 깜짝 놀랐죠!

'이 쥐방울만한게 어딜 기어올라!'

그 다음 순간, 울던 애가 언니의 머리채를 움켜잡았고, 둘은 서로의 머리채를 잡은채로 바닥에 나뒹굴었습니다. 우린 벌떡 일어나 두 여자의 어깨를 붙잡았고, '고X' 종업원이 헐레벌떡 뛰어왔습니다. 한마디로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이 없었습니다.

 

 

 



저희 세사람과 종업원이 힘을 합쳐 엉켜붙은 두 여자를 간신히 떼어서 자리에 앉혀놓았습니다. 두 여자는 옷이며 얼굴이며 쏟아놓은 팥빙수 자욱으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둘은 그러고도 분이 안풀렸는지 서로를 노려보며 씩씩거리더군요.

그때 성준이가 차분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싸우지 마라. 뭣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다만 너희 이래가지고 이따 집엔 어떻게 들어갈래. 걱정 안되니?'

그러자 울고 있던 애가 성준이를 바라보며 외쳤습니다.

'오빠!.... 이 언니예요? 저예요? 둘 중 누가 집에 갔으면 좋겠어요? 응?.... 말해봐요!'

 

그 순간 '언니' 역시 성준이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그래.... 오빠가 선택해요. 나예요. 이 쥐방울이예요? 빨리 말해봐요! 난 오빠 하라는데로 할테니까.'

 

정말 두 여자는 성준이가 가라고 하면 그대로 갈 기세였습니다. 커피숍에는 그야말로 잔혹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성준이가 그녀들에게 보인 반응은 고작 모르겠다는듯이 어깨만 살짝 으쓱해보인 것이었습니다.

그걸 지켜본 친구와 저는 애가 탔습니다. '얌마! 지금 이 상황이 니 어깨 으쓱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냐! 다시 생각해보라구!....'

그 다음 순간, '언니'가 또 일을 치고 말았습니다. 성준의 어깨 으쓱 직후에 바로 '울던녀'의 따귀를 후려친 것 입니다!

 

'이 까짓게! 니가 뭔데 나랑 맞먹겠다는거야!....'

 

따귀를 맞은 '울던녀'가 다시 '언니'의 머리채를 잡으려던 순간!

와우!.... 늘 여유로운 성준이 행동이 그렇게 잽싼거 처음 봤는데 이놈이 번개처럼 '울던녀'의 손목을 움켜잡았습니다. 손목을 잡힌 '울던녀'는 깜짝 놀란듯 했습니다.

이어진 성준이의 목소리.

 

'난 너를 선택할게. 언니더러 집에 가라고 해.'

 

오호!.... 성준이가 그렇게 말하고나서 그야말로 두 여자의 표정에서 희비가 엇갈리더군요. 언니의 표정은 그야말로 X 씹은듯 비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휑하니 커피숍을 나가버리더군요. '울던녀'의 표정은 '승리자의 기쁨'이라기보단 '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언니보단 확실히 기분이 나아보였습니다.    

자리에 앉아 담배 한대를 꺼내 문 성준이, 그의 앞에 얼른 앉은 '울던녀', 선 채로 두 사람을 지켜보는 저와 제 친구. 솔직히 한바탕 폭풍우가 휩쓸고 간 뒤의 정적마냥 주위가 고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울던녀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저기 오빠..... 저는....'

'그래. 여기 5분만 앉아있다 가라. 이 담배 끄면 너도 가는거야.'

'네?.... 저 그냥.... 여기 있으면 안되요?'

'너 여기 있으면 내가 나갈거야. 지금 말고 좀 이따 나가라. 혹시 나갔다가 언니랑 마주치면 안되잖니?'

 

네. 성준이는 그냥 두 여자를 떼어놓을 생각이었나봅니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울던녀' 역시 커피숍을 나갔습니다. 그렇게해서 상황은 종료되었는데요.

친구가 성준이에게 '감상평' 한마디 하더군요.

 

'짜식 부럽다.... 너 하나 놓고 저렇게 싸우는 여자도 있고 말이야.'

 

그러자 성준이가 담배 하나를 더 꺼내물며 제법 고독하게 뇌까리더군요.

 

'니가 저런 여자랑 엮여서 쳐맞아봐라. 어디 부럽나.... 난 저렇게 '싸이코' 처럼 달려드는 애들 젤 싫어....'

 

크.... 솔직히 공감이 가진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이건 이런 경우를 많이 겪어본 자만이 느낄수 있는 '고민'이겠죠. 비록 저 같은 사람이 이해할순 없겠지만 말입니다. ^^;;

 

 

잘 나가는 자는 잘 나가는 자 나름대로의 애로사항이 있다... 라고 생각은 되지만 공감은 잘 안되네요. ^^;;

 

 

이상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10. 1. 10:06

안녕하세요 ^^

오늘은 저번 포스팅에서 소개드린 '여자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버리는 남자' 쫙 줄여서 '여순남'에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몇개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사실 '그놈'하고 관련된 에피소드는 저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보시기에 좀 거부감 드는게 많아요. 그래도 그 중에서 그나마 거부감 덜한거 몇개 추려봤습니다.

 

 

 


자. 이건 에피소드니까 그냥 서론 없이 바로 출발할게요. ^^

 



1. 지금 제주도를 가자구?

 

 

 

 


저희가 한참 놀던 시절, 헌팅의 메카는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였죠. 지금은 거의 잊혀진 단어인 '야타족'이라는 말도 그때 처음 나왔는데요. '야타족'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드리면 차를 가진 남자가 길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한테 '야! 타!' 하는 식으로 여자를 꼬셨다는데서 나온 말입니다. 지금 들어봐도 어이없는 소리지만 그 당시에도 그런다고 누가 차를 타겠습니까. 그냥 여자 꼬시는데 핵심역할을 '차'가 담당했던 시절이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그 당시엔 차량보급율도 지금처럼 높지 않았고 '외제차'가 지금보단 훨씬 귀했던 시절이니까요.

그런데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저희가 했던게 바로 '야타족'이었습니다. 마침 당시로선 좀 먹어주던 차량도 보유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당시 로데오거리는 술값이 말도 안되게 비쌌으니까요. 로데오거리에서 괜찮은 여자들을 픽업해서 술값이 싼 방배동이나 반포로 데려갔었습니다. 솔직히 차에 여자들 태우고 어디로 놀러 갈땐 기분 정말 째지더군요.^^

그런데 하루는 그런 식으로 여자들을 꼬셨는데 '그놈(이하 성준이라고 하죠.)'이 그 중 한 여자를 유난히 마음에 들어하더라구요. 하여튼 평소엔 운전 잘 안하던 놈이 그날따라 지가 운전대 잡겠다고 나섰고 맘에 들어하는 여자를 조수석에 태우더라구요. 그래서 나머지 4명, 남자둘 여자둘은 뒷좌석에 낑겨 앉았습니다. 비좁고 불편했지만 뭐 멀리 갈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차가 출발하고 얼마쯤 지났을까. 성준이가 여자애한테 물어보더군요.

'너 특별히 먹고 싶은게 있니?'
'응? 난 회 먹고 싶은데.'

에휴. 거기서 끝냈으면 좋았을걸. 여자애가 성준이의 외모에 취해서 기대감이 좀 높았나 봅니다.

'오빠. 이제껏 회 젤 맛있게 먹은곳 어딘지 기억나?'
'응. 기억나.'
'그럼 그리로 데려다줘.'
'그래. 니가 원한다면.'

그러더니 잠시후 차가 올림픽대로를 타더군요. 얘가 강북으로 가려나? 이때부터 스멀스멀 우리를 덥쳐오는 불길한 기운.... 아직까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죠.
차량이 한남대교를 지날 무렵.

'오빠 우리 어디로 가는거야? 설마 서울 밖으로 나가는건 아니지?'
'내가 회 젤 맛있게 먹은데 가자며. 나도 너한테 정말 맛있는 회를 먹여주고 싶어.'
'헤헷. 그게 어딘데?'
'응. 제주도.'

헐? 여자애는 순간 벙찐듯 아무말도 하지 못했고 뒷좌석에 앉은 우리는 놈이 장난치는줄 알았습니다.

'야. 그럼 너 지금 김포공항 가는거야? 큭큭.... 그래 가보시던가.'
'이 오빠 잘 생겼는데 완전 장난꾸러기네. 재밌다.'

그런데 차가 마포대교, 행주대교를 지나자 비로소 우리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얼굴엔 이미 웃음기 따윈 사라진지 오래 였죠.

'성준아.... 우리 진짜 가는거야? 이 밤에?'
'이 오빠 장난치는거지 지금? 이 시간에 무슨 제주도야.... 갔다가 언제 오려고.'

그때였습니다. 그놈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차의 수동식 문잠금 장치를 올리더군요. 그때의 '철컥' 소리가 어찌나 무섭게 들리던지요.

'오늘 다같이 가자. 내가 정말 맛있는 회 먹여줄게.'
'성준아.....'
'괜찮아.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너흰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

뒷좌석에 앉은 우리는 너나할것없이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조수석의 그녀는 입을 꾹 다문채 앞만 보고 있더군요.

다행히 차가 별로 막히지 않아 김포공항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놈은 능숙하게 비행기표를 사더니 바로 탑승하자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놈에겐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가 봅니다.

여자애들은 탑승수속 전까지만해도 많이 망설이는 눈치더니 6명분의 왕복탑승권을 아무렇지않게 결제하는 그놈을 보고 따라가기로 마음을 굳힌듯 했습니다. 사실 그놈만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따라오지도 않았겠죠.

그렇게 우린 그날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가서 그놈이 예약해놓은 횟집에 가서 회를 배터지게 먹고 새벽까지 술도 실컷 먹은후, 아침 비행기로 서울에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다들 엄청 피곤했고 잘 놀긴 했지만 그 중간에 불안불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솔직히 재밌었다고는 못하겠습니다. 그날 이후 성준이와 조수석의 '그녀'는 꽤 오랫동안 사귀는거 같더군요. 뭐 그 녀석이라도 원하는걸 얻었으니 나름 해피엔딩이네요.^^




2. 우리가 널 버린 이유

 

 


그 당시 우리가 놀러가던 클럽은 몇군데로 정해져 있었는데요. 그 중 제일 자주 갔던게 '줄리아나'랑 '보스'였죠. 줄리아나는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 시절엔 진짜 '여탕' 이었어요. 평일 저녁에 가면 거의 여자 90 : 남자 10 이었죠. 한번 가면 여자폰번을 한 10개쯤 따왔던거 같아요. 비록 그 10개 중 담날 전화하면 아는 척이라도 해주는 여자폰번은 2개나 될까말까 했지만요. 그래도 좋다고 일주일에 두번씩은 꼭 갔었는데요. 솔직히 밖에서 하는 '헌팅'에 비해 효과는 그냥 그랬어요.

 

 

그런데 그 중 성준이랑 같이 간건 진짜 몇번 안되는데요. 그건 성준이가 우리랑 달리 클럽에 가서 노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하고,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는.

 

'어머!어머!어머! 김원준이다! 얘들아 저기봐! 김원준이야!'

 

네. 이 놈이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 '김원준'하고 많이 닮았거든요. 클럽 조명이 좀 어둡잖아요? 그래서 여자애들이 그 놈을 보고 김원준하고 헷갈리는 일이 엄청 흔했어요. 그럼 같이 간 친구 입장에선 좋은거 아닌가 생각되실텐데요. 물론 저희야 좋죠. 그런데 그 놈 입장에선 참 일이 귀찮게 되는거죠. 저희가 방을 잡고 놀때 저희 방에 놀러온 여자애들은 백이면 백, 전부다 '김원준'을 기대하고 온거니까요.

 

'전 김원준이 아니예요.'

'네. 자세히 보니까 아니네요.... 그런데 오빠 참 잘 생기셨네요. 이름이 뭐예요?'

 

어쨌거나 그 놈 입장에선 자기가 자꾸 김원준하고 비교되는거 같아 내심 불쾌했던거죠. 그래도 그 놈을 제외한 우리는 정말 좋았습니다. 함께 있는 내내 그 놈의 덕을 보는 셈이었죠. 왜냐면 저희 방에 여자애들이 정말 '끊임없이' 들어왔으니까요. 웨이터가 손목을 잡고 데려오기도 하고, 일부 간 큰 애들은 방앞에서 기웃거리다가 그냥 불쑥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전부다 '김원준'을 보려는거였죠.

 

그런데 그렇게 한참 여자애들이 들락날락하던 와중에 웨이터가 어떤 여자애를 하나 데려왔습니다. 비쩍 마른거 말고는 이렇다할 특징이 없는 애였죠. 이쁘지도 않고 꾸민 것도 그저 그런 평범한 여자애였습니다. 평범하다기보단 오히려 좀 못생긴 느낌?.... 하여간 그런 여자애였기에 들어와도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애가 당돌하게시리 다른 사람을 비집고 바로 성준이 옆자리로 건너가 말을 걸더군요.

 

'이 방에 김원준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넌 아니잖아. 그런데 너 참 잘 생겼다. 너 몇살이니?'

 

아니 이 대뜸 반말은 뭐지?.... 하고 다들 의아해하고 있는데 성준이는 아무렇지 않은듯 쿨하게 대꾸했습니다.

 

'나 스물넷. 넌?'

'난 스물다섯이야. 내가 누나네.... 그런데 너 참 귀엽게 생겼다. 너 어디 사니? 아버진 뭐 하셔?'

 

아니 저런 뜬금없는 질문을 이런 클럽에서.... 저희는 좀 당황했습니다만 성준인 언제나 그렇듯이 쿨하게 여자애의 질문에 대답해주더라구요. 참고로 그 놈은 누가 뭘 물어보면 대답을 안했으면 안했지 거짓말은 잘 안해요.

 

'그렇구나.... 니가 그 집 아들이구나. 그러고보니 어디서 본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

 

그러더니 그 애가 갑자기 성준이 어깨에 손을 턱 올리더군요. 히야? 과감한데?.... 우리가 그 애의 당돌한 행동에 놀라고 있는 사이, 웨이터가 예쁘장한 여자애들 몇명을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애가 방에 들어온 여자애들을 보더니 누가봐도 알수있을만큼 눈쌀을 확 찌뿌리면서 불쾌한 표정을 짓더군요.

 

'이 방 정말 지저분하게 돌아가네.... 야 너! 너 잠깐 이리 나와봐.'

 

엥? 그 애가 우리 일행 중 한명을 손짓하며 방밖으로 불러냈습니다. 그러자 친구 중에 하나가 얼떨결에 그 애를 따라나섰습니다. 왠지 시키는대로 안하면 안될거 같은 '카리스마'가 그 여자애한테 있더라구요. 그리고 잠시후. 밖에 나갔던 친구가 문밖에서 조용히 우리를 불렀습니다. 성준이만 남아있으라고 하고 말이죠.  

 

'왜? 무슨 일인데. 그 애가 뭐라던?'

'저기.... 아까 그 누님께서 우리가 성준이만 남겨놓고 조용히 사라지길 원하셔.'

'뭐! 아니 뭐 그런 싸가지없는 제안이.....'

'쉿. 아까 그 누님이 누구냐면.... XX그룹 회장 따님이셔. 따라나가보니까 비서같은 사람한테서 수표 받아챙기시더라. 그리고 우리끼리 따로 나가 놀라고 이거 주셨어.'

 

그러면서 그 녀석이 꺼낸건 백만원짜리 수표 한장이었습니다. 90년대엔 100만원이면 상당히 큰 돈이었습니다. 우리 중 한 녀석은 그걸 화장실 불빛에 갖다대고 진짜인지 확인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거 진짜다! 은행장 직인이 찍혀있어.'

'햐!....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아니잖아. 이건 마치 우리가 성준이를 돈받고 팔아넘기는거랑 뭐가 다르냐구.'

'야. 그런 말도 안되는 억지 부리지마. 우리가 팔아넘기긴 뭘 팔아넘겨. 성준이가 판다고 팔리냐?.... 우린 그저 누님이 편하게 노실수있게 기회만 드리는거 뿐이라구.'

 

이래저래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우린 성준이를 남기고 사라지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쨌거나 결정을 내리고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면서 이 100만원짜리 수표를 어떻게하면 잘 쓸까 그 궁리만 하게 되더군요.

 

'야. 나중에 성준이한텐 뭐라 그러지?'

'뭐라 그러긴. 술먹고 어지러워서 일찍 들어갔다고 해야지.'

'우리 전부 다?'

'뭐... 안될거 있냐? 우리 같이 술 마셨잖아. 같이 어지러울수도 있는거지.'

 

참 평소엔 자기 주장 안굽히는 놈들이 이럴땐 찰떡같이 단합이 잘 되더군요. 결국 우린 그 방에 성준이를 버려두고 우리끼리 놀러 나갔습니다. 그날밤 딱 100만원어치 술을 먹으려고 무진장 열심히 돌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열심히 놀면서 우린 다들 마음속으로 성준이가 무사하길 기원했죠 ^^;;

 

 

성준아. 이제야 말하지만 그때 우리가 널 떠난건 어지러워서가 아니었어. 그때 널 그렇게 버려서 미안하다 친구야. ^^;

 

 

    

 

 

 

Posted by 버크하우스
-성준이와지윤이2013. 9. 30. 07:21

안녕하세요 ^^

지금까지 제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제가 어떤 남자 스타일을 말하려는건지 벌써 눈치 채셨을텐데요. 네. 오늘은 제가 그동안 여러차례 언급해온 '전광석화 스타일'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자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버리는 남자 스타일. 제 생각엔 여자분들보다 남자분들이 잘 알지 싶은데요. 주위에 이렇게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잘 나가는 친구 한둘쯤 있으시죠? 보다보면 부럽다기보단 속이 쓰린데요. 전 불행히도 바로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대!
저는 아닙니다.

뭐뭐뭐???.... 이봐요. 여기 그렇게 생각한 사람 아무도 없다구!

아 네. 죄송합니다.^^

여자분들 이런 남자 여지껏 못 보셨을수도 있어요. 그럴수밖에 없죠. 이런 남자는 매우 드문 '레젼드 아이템'이며, 활동영역이 잘나가는 몇군데 동네로 한정되있거든요. 뭐 여자분들 입장에서 굳이 마주쳐서 덕볼게 별로 없는 아이템입니다만. 제가 질투하는게 아니라 이런 남자 가까이 해봐야 정말로 본인한테 보탬될게 별로 없어요.

Anyway, 이런 남자가 어떤 남자인지 말씀드리기에 앞서 이런 남자를 마주 대한 여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여자의 심장박동수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혈압이 올라가는 관계로 얼굴이 발그스레해집니다. 머릿속에서 종이 '땡땡땡땡' 마구 사정없이 칩니다. 남자가 하는 말에 무조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싶고 기회만 된다면 최대한 가까이 앉고 싶습니다. 자기 인생 통털어 이런 남자를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지 모르므로 지금 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 남자와 엮이고 싶습니다. 남자가 음란한 농담이라도 꺼낼라치면 자긴 더 음란한 농담으로 대꾸해주고 싶습니다. 남자가 요구하는건 무엇이든 들어주고 싶고, 그게 설령 '원나잇'이라해도 상관없습니다. 남자가 당장 큰 돈을 빌려달라해도 고민해볼 판인데 까짓 '원나잇'쯤이야 아무 것도 아닙니다. 최종적으로 그 남자의 아내 자리를 꿰차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리지만 그건 자신에게 너무나도 '언감생심'인 것 같습니다.

자. 이런 남자.... 여자의 이상형이면서 남자 입장에서 '여자 꼬시기'의 교과서라 할수 있는 그런 스타일인데요. 전 불행히도 이런 남자를 꽤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던 관계로 제가 아는만큼 그대로 쓰겠습니다.

물론.....
단언컨대 저는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대두?)

그럼 오늘도 이렇게 불쾌하게 출발해보겠습니다 ^^;;



1. 세상은 불공평하기에 모든걸 다 가진 '그놈'이 존재한다.

 

 

우리가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며 인간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배웠던가요? 인생 조금만 살아보면 그게 얼마나 '개구라'인지 알게 되죠. 인간은 절대 평등하지 않더라구요.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모든 걸 다 가진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여자에게 어필할만한 매력이 하나도 없는 남자가 있는가 하면, 우리가 알고있는 모든 매력을 다 가진 '그놈' 또한 존재하죠.

일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잘나가는 남자의 조건은 다 갖췄구요. 성격마저 괜찮아요. 자신이 모든 걸 다 가졌다고해서 절대로 남 무시하고 건방지게 굴지 않아요. 그놈이 하는 말이나 행동에 근본적으로 '남의 처지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깔려있어요.(크흑 ㅠㅠ xx놈!) 특히 여자에게 베푸는 매너라고 하면 '어쩌면 저런 부분까지 배려할까' 싶을 정도로 섬세하죠. 이런 '지칠줄 모르는 배려심'과 '겸손한 예절'은 좋은 집안에서 배우고 자란 영향도 있겠지만 그 밑바닥에 '대부분의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 깔려 있어요. 즉 이 놈은 자신이 몹시도 잘난걸 알기 때문에 항상 자신보다 못한 남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거죠. 집에서 그렇게 가르쳤나봐요 ㅠㅠ

또한, 이 놈은 어떤 경우에도 여유를 잃지않는 자신만만함이 있는데요. 이건 멋대로 지어낼수 있는게 아니고 진짜로 여유가 있으니까 여유를 부리는거예요. 지금껏 이 놈이랑 알고지내면서 당황하는 꼴을 한번도 본 적이 없네요. 이를테면 고속도로에서 나들목을 헷갈려서 멀리 돌아가게된, 몹시 귀찮고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이 놈은 뒷자리에 앉아서 마냥 여유를 부리고 있네요. 다른 친구들은 '아 큰일났네...' , '아우 짜증나. 이거 어디까지 가야되는거야....' 이러고 있는데도 말이죠. 이게 정상 아닌가요? ㅠㅠ

그놈의 미칠듯한 '여유로움'은 여자에게 거의 100프로 '자신감'으로 비치면서 놈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되죠. 하긴 남자인 저도 그 놈이랑 얘기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면서 조급하게 뭘 할 생각이 없어지는데 여자는 오죽 하겠어요. 이건 결국 함께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그를 대하는 사람까지도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는 뜻으로 여자에게 이것이 얼마만큼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거예요. 제가 지난 글에 써놓았듯이 여자는 남자에 비해 '심리적 안정감'을 쫒아가는 경향이 크거든요.

네. 여기까지만이라면 저도 좋겠습니다. ㅠㅠ 그 놈의 특징으로 또 한가지 빼놓을수 없는게 있는데 그건 바로 자신에게 접근하는 여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으며 그걸 제대로 써먹을줄 안다는 것이죠. 즉 배려심 있는 놈이긴한데 쑥맥은 아니다 이런 말이죠. 하긴 그럴수밖에 없는게 여지껏 이 놈에게 대쉬한 여자가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갖가지 의도로 놈에게 접근하는 여자가 하도 많다 보니 여자들의 속마음을 뻔히 보게 된거죠. 그래서 여자를 다루는 면에 있어, 때론 우리 중 누구보다도 노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마무리조차도 깔끔하죠. 크흑!

앞서 글에서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저의 경우 여자문제로 고생을 좀 했는데요.... 저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누린 그 놈은 그런 문제조차 생기지 않더군요. ㅠㅠ

 

 



2. 그놈의 단점까지도 커버해버리는 '규모의 경제'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는데요. 돈이 돌아가는 시스템의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져버리면 특별히 누가 관리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돌아가는 현상을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죠.

근데 연애심리글에 왠 경제학 용어? 바로 완벽한 그 놈에게도 인간이라서 어쩔수 없는 단점이 있는데 그게 어쨰서 '무시못할 매력'으로 둔갑해버리게 되는지를 설명하려구요. 말하자면 여자에게 어필하는 매력이 지나치게 많은 남자는 한두가지 단점이 있어도 그것이 오히려 여자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매력이 될수도 있다는 뜻 입니다. 여자는 그 놈의 단점을 감싸주며 그 놈과 더욱 친밀해질 기회로 여기죠.  

 

이건 실제로 그놈이랑 사귀었던 여자한테 직접 들은 말인데요..

'성준이 오빠는 밥 먹을때 참 복없게 먹거든. 같이 먹으면 밥맛이 떨어질 정도야.....'

아 그러고보니 그 놈한테 그런 면이 있었지....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던 저와 친구들은 그녀의 다음 말에 숟가락 떨굴뻔 했습니다.

'난 그게 성준이 오빠의 매력이라고 생각해. 그런거라도 있어야 인간적으로 보이지.♥'

크흑!! 네. 뭐.... 더 설명하기도 짜증납니다만. 하여튼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진정한 매력남이라면 한두개의 단점은 오히려 여자에게 매력으로 비칠수 있다는 짜증나는 사실 말씀드리면서 이 불쾌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이건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니예요....' 라고 자꾸 말씀드린거 이젠 공감되시나요 ㅠㅠ

 

 

Posted by 버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