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사연및상담2014.02.03 16:50

1. 일단 고민의 내용. 충분히 이해한다. 사실 이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이래로 간간히 보내주신 고민 사연 가운데 이게 가장 많았음을 조심스레 밝히는 바이다. 즉 많은 여자들이 자기가 사랑하는만큼 남자가 자길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이런 고민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랑 그까이꺼 대충대충 하면 되지 왜 꼭 그걸 양으로 따져야 한단 말인가. 이를테면 여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치자.

'흥! 오빠는 내가 오빨 사랑하는만큼 날 사랑해주지 않아! 틀림없어!'

여자의 이런 확신에 찬 발언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나오는건지 도무지 알 길 없지만 하여튼 그녀는 섭섭해하고 있다. 이런 경우 남자는 백이면 백 이렇게 대답한다.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아마 너 보다는 내가 널 더 사랑할걸?'

물론 남자의 이 말에는 '아마도.... 그럴껄?' 이라는 말꼬리가 숨겨져 있다. 이건 '니가 더 쎄다구? 웃기지마! 내가 더 쎄!' 라는 식의 단순한 윽박지르기일 뿐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친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사랑이 얼마만큼인지 모른다. 왜냐면 남자는 태어나서 이제껏 단 한번도 사랑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사랑은 OX 퀴즈일뿐 감히 그걸 무게로 달아볼 생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말이다. 여자들이여. 내 말을 믿어야 된다. 남자는 당신을 정말 사랑하거나 아니면 그냥 관심만 두거나 둘 중 하나만 할수 있다. 흔히 여자들이 남자에게 관심 둘때 그러듯이 여자를 '약간' 또는 '조금' 또는 '적당히' 사랑하는 남자는 거의 없다. 남자에게 사랑은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 'all or none'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자신이 사귀는 여자에게 '내가 지금 널 약간 사랑하는 것 같긴 해. 하지만 나도 내 맘 잘 모르겠어.' 따위의 말을 하는 남자는 현실세계에는 거의 없으며 오직 TV드라마 안에만 존재할 뿐이다. 남자는 흔히 '널 사랑해.' 또는 '널 사랑하지 않아.' 넓게 이 두가지 범위 안에서만 멘트를 칠수 있으며 그 범위를 벗어나는 멘트는 남자의 두뇌가 허용하지 않는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2. 이렇듯 남자에게 사랑이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것인데 그럼 여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단 말인가? 그래. 그렇지 않으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여자에게 사랑이란 약간, 조금, 어쩐지, 왠일로, 어쩌다보니,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이해가 안가겠지만, 은근히 그런 느낌이지만 등등의 온갖 멘탈 출장 간듯한 수식어가 붙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신비로운 존재이다. 내가 감히 여자의 사랑을 이따구로 표현해도 되냐고? 오호. 지금 불만 있다 이건가? 그럼 불만 있다는 당신. 내가 던지는 아래 질문에 5초 이내로 대답해보기 바란다.

'당신. 남친을 정말로 사랑하고 있는거 맞아?'

음. 일단 5초내로 대답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고, 대답한다해도 이런 것이겠지.

'정말.... 까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고 있는건 맞아요. 틀림없다니까요.'

'분명히 걔(남친)보다는 더 사랑하고 있어요. 확실해요!'

'흥. 웃겨! 그딴걸 왜 물어보시는데요?'

그래. 그렇게 대답할줄 알았다..... 고 말하면 내가 너무 건방진건가. 하여튼 대부분의 여자에게 사랑이란 본인조차도 그 양이 얼마만큼 되는지 딱 부러지게 말할수 없고 단지 다른 이의 사랑과 비교만 가능한 그런 애매모호한 것이다. 남자의 사랑보다 훨씬더 알쏭달쏭하고 오리무중인 것. 그게 바로 여자의 사랑이다.


3. 그렇다면 여자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남자에게 '내가 오빨 더 사랑해. 틀림없어!' 라고 큰소리치는 것일까. 이때 여자가 더 크다고 주장하는 사랑의 실체는 다름아닌 관심이다. 즉 여자에게 '사랑은 곧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에 자신의 사랑이 남자의 것보다 훨씬 크다고 큰소리 칠수 있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사랑과 달리 관심은 뚜렷히 보이는 것이며, 무게를 달수도 있고 심지어 애매할 것 조차도 없다. 남녀 사이에서 관심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4. 그리고 '관심의 표현'이라면 대부분의 남자가 결코 넘볼수없는 '넘사벽' 수준의 여자 우위다. 이럴수밖에 없다는건 아래 대화를 보면 저절로 공감될 것이다.


여 : 아까 전화했는데 왜 안 받았어?

남 : 응. 딴거하느라고. 미안.

여 : 왜 자꾸 내가 먼저 전화하게 만들지? 오빠가 먼저 전화하면 안되? 오빤 내가 뭐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남 : 아휴. 그야 당연히 궁금하지. 안그래도 전화 하려고 했어.

여 : 맨날 말만! 쳇. 아무래도 오빤 내가 오빨 좋아하는만큼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전화도 맨날 내가 하고 궁금해하는 것도 맨날 나잖아?

남 : 아냐. 나도 너한테 물어볼거 많아.

여 : 뭐뭐뭐! 어디 한번 물어봐.

남 : 응..... 너.... 밥은 먹었니? 아! 시간상 밥은 먹었겠구나. 그치?

여 : 에휴! .... 뭘 기대해 내가....


자. 이렇듯 '관심의 표현'에 있어 남자가 여자만큼 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자가 '관심의 표현'으로 사랑의 크기를 측정하려 든다면 항상 손해보는 느낌이 들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여자는 남자와 사귀면서 늘 이런 류의 불만을 안고 살아야 하는 운명인 것일까?



5. 그렇지 않다! 여자 입장에서 남자의 사랑을 확인할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 여자에게 사랑이 관심의 표현이라면 남자에게 사랑은 배려의 표현이다. 남자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이것저것 배려해주려고 노력할 것이다. 당신이 좋아할만한 곳으로 약속장소를 잡는다든지, 친구들과 함께 만났을때 당신이 돋보이도록 추켜세워 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당신이 그에게 관심을 쏟아붓듯이 그 역시 당신에게 이런저런 배려를 쏟아붓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얼추 '동등한 무게를 지닌 사랑'으로 봐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당신이 굳이 남녀간에 오고 가는 사랑의 무게를 저울로 달고자 할때 그렇다는 말이다. 만약 당신이 뛰어난 '여자의 직감'으로 그의 사랑을 본능적으로 알아챈다면 이런거 자질구레하게 따질 필요없이 그냥 편하게 그 사랑을 즐기면 되겠다. 모든 문제에는 여러갈래의 길이 있는 법. 쉽게 갈수 있는 길을 굳이 어렵게 돌아갈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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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딱 아는만큼 쓰는 버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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