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기술2014. 1. 5. 15:23

2010년 7월 17일 PM 4:30 가로수길 카페 ㅇㅇ

 

 

 

 

 

카페 구석에 앉아 한가로이 카라멜 마끼아또를 홀짝이고 있는 용이. 그러나 그의 눈빛이 범상치 않은데...

 

용이 : 음! 저 여자....

 

그가 바라보고 있는 한 여자. 홀로 앉아 잡지책을 펼쳐놓고 핸드폰을 꺼내어 누군가에게 열심히 문자질을 하고 있다. 누굴 기다리는 것일까.

 

용이 : 34-25-32.... 몸매는 일단 나쁘지 않아. 얼굴도 저 정도면 괜찮은데... 아냐.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딱 마음에 들어!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얼굴이야. 저 정도면.... 딱 내 스타일인데?

 

그렇다! 용이는 10분전부터 그녀를 매의 눈으로 주시하는 중이었다.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용이의 관심을 잡아챈 그녀. 한번쯤 수작을 걸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라고 느꼈다. 그래서 용이는 카페 한구석에 앉아 마끼아또를 홀짝이며 그녀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내려는 것이다.

 

용이 : 시선이 부자연스럽고 선뜻 주위를 둘러보지 못해. 옷은 신경써서 입은듯하지만 날라리는 아니야. 최신 패션 트렌드에 관심이 없어. 화장도 그야말로 기본 중의 기본만 했군. 이런 시내 한복판에 저렇게 대충대충 하고 나왔다면 둘 중 하나지. 꾸미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자신감이 지나치거나.... 생긴걸로 봐서 왠지 후자는 아닐 것 같군. 평소 차분하고 내성적이지만 주위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고 특히 남자를 심하게 가리는 성격일 것 같아. 쉽게 접근했다간 성공 확률이 10프로도 안되겠어... 아주 매력적인 남자가 접근한다면 30프로까지 바라볼수 있겠지만 내가 고작 그 정도 확률을 바라보고 접근하긴 쪽팔리지. 좀더 정보가 필요해!

 

그 순간 어떤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하는게 용이의 눈에 띄었다. 용이는 피식 웃으며 그 남자의 행동을 지켜보기로 했다.

 

용이 : 이보라구. 저 여자 문자질하고 있는거 안보이나? 저렇게 여자가 뭔가에 마음을 뺏기고 있을때 접근한다면 그저 귀찮다는 반응만 나올 확률이 크지. 흥! 저 ㅇㅇ는 초짜 중의 초짜가 틀림없군... 어디 니 실력 한번 볼까.

 

 

 

 

아니나 다를까. 그 남자가 여자에게 몇번 말을 걸었으나 여자의 대꾸는 그저 냉랭할 뿐이었다. 심지어 '저 남친 있거든요. 이러지 마세요!'라는 말까지 똑똑히 들려왔다. 그때였다. 용이의 눈에 띄인 그녀의 결정적인 싸인과도 같은 행동 하나!

 

용이 : 어라? 저게 뭐하는 수작일까. 저 여자 반지를 꺼내서.... 손에 끼우려다가.... 도로 집어넣었어? 남친이 준 반지라면 애초부터 끼고 있을 것이지 그걸 빼놓고 있다가 다른 남자가 접근하니까 이제와서 끼려는건 뭐야. 그리고 그걸 끼지 않고 도로 집어넣었다는 것은? 음.... 그렇군! 그래!.... 저 여자 남친과 최근에 헤어진거야! 그래. 틀림없어! 남친과 헤어졌기 때문에 반지를 손에 끼우기가 싫은 것이지. 그래서 고민 끝에 도로 집어넣은거야... 어휴! 저 여자 표정 어두워진거 좀 봐. 여차하면 울겠는데?. 그래. 반지를 꺼내니까 남친과의 좋았던 추억이 떠오른게 틀림없어. 아직까지 마음 정리를 못했군. 그래. 상처입은 한마리 사슴이다 이거지... 오케이! 그 점을 이용해서 대쉬해보자!

 

그렇게 마음 먹고 자리에서 일어선 용이. 당당하게 그녀에게 걸어가 아무렇지 않은듯 그녀의 맞은편에 털썩 앉아버리는데....

 

여자 : 뭐죠? 누구시죠?

 

용이 : 저기. 실례합니다만 제가 관상을 좀 볼줄 아는 사람인데요.

 

여자 : 네? 관상요?

 

용이 : 그쪽 얼굴에 지금 역마살의 기운이 강하게 드리워져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도움을 좀 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실례했네요.

 

여자 : 역마살이면... 어머! 그거 나쁜거 아닌가요?

 

용이 : 네. 나쁜거죠.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 잘 들어보세요. 혹시 최근에 남친하고 안좋은 일 있지 않았나요?

 

여자 : 어머! 그거 어떻게 아셨어요? 제 관상만 봐도 그런게 나오나요? 신기하다...

 

용이 : 안좋은 일 있었던거 맞군요?(아싸 나이쓰!...) 어디보자. 최근에 남친과 헤어졌군요. 그렇죠?

 

여자 : 헉! 세상에.... 대체 그걸 어떻게 아신거예요. 너무 놀랍네요....

 

용이 : 모든건 당신 얼굴에 쓰여 있답니다. 전 단지 그걸 읽은 것 뿐이구요.(으흐흐 멘트가 술술...) 이봐요. 당신 지금 상태가 매우 안좋아요. 당신 이대로 놔두면 앞으로 어떤 나쁜 일이 생길지 몰라요.

 

여자 : 정말요? 아... 저 어쩌면 좋죠. 안그래도 저 지금 너무 힘들거든요...

 

용이 : (멘트빨은 여기까지다! 얼른 그녀의 옆자리에 다가앉은 용이. 그녀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얹는다.) 제겐 당신의 고통이 보여요. 남친이랑 헤어지고 많이 힘드셨죠?

 

여자 : (용이가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는 순간, 움찔하며 놀랐으나 별다른 저항을 하지는 않는다. 용이의 말을 듣고 눈시울까지 붉어지는 그녀. 스스로 감정의 격동을 느낀 것이다.) 아....

 

용이 : 저런. 어떡해요.... 많이 아프고 힘들었겠어요. 당신의 마음에 힐링이 필요하네요. 아쉬운대로 저라도 당신을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용이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서 한단계 더 위로 진행.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그녀의 경계심만 강하게 만들 뿐이다! 그녀의 머리결을 부드럽게 쓰담쓰담)

 

여자 : (말없이 용이를 쳐다본다.)

 

용이 : (이제 마무리 해야할 때. 다음 만남을 위해 미리 그녀와의 거리를 만들어 둔다. 그녀의 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멘트.) 저에겐 당신의 고통이 느껴져요. 당신을 어떻게 도와줘야될지 알겠어요. 하지만 오늘은 않되겠네요.... (그녀가 아쉬운 마음에 살짝 손을 뻗자 용이가 가만히 그녀의 손을 잡아 내려준다.) 여기 제 연락처를 드릴게요. 언제든 힘들고 지쳐서 제가 필요할때 주저말고 연락해요. 도와드릴게요.

 

여자 : 조금만... 더 같이 있어주시면... 안되요?

 

용이 : (마찬가지로 아쉽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한번 바라봐준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런건 살짝 아쉬운듯한 여운을 남기면서 끝내면 퍼펙트하다.) 미안해요. 다음에 연락해요 우리. 그럼 이만...

 

간단히 인사하고 돌아선 용이. 아쉬운 표정으로 용이를 바라보는 그녀... End

 

 

 

-참고로 이렇게 피니쉬까지 퍼펙트하게 된 경우, 용이의 말에 따르면 거의 90프로 이상, 며칠 이내에 그녀에게서 연락이 오고 대부분 만난 그날 바로 끝까지 가게 된다고 합니다. 네... 어디까지나 이 녀석의 말에 따르면 말이죠. ㅋㅋ 그럼 오늘 하루도 활기찬 저녁 되세요. ^^-

 

Posted by 버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