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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7 [남녀분석] 친한 언니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 C양의 사연 (4)
-연애사연및상담2013.10.27 12:00

안녕하세요 ^^

 

오늘은 제가 예전에 들었던 어느 여자분의 사연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사실 이 분의 사연이 제가 예전에 쓴 글 '남자마음을 녹이는 섹시한 여자 에피소드 4'의 모티브가 되었는데요. 그녀에게서 들은 사연과 고민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ㅇㅇ여대 약대 3학년이고 이제껏 평범하게 지내온 2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6개월전 저는 심한 복통 때문에 찾아간 병원에서 '급성췌장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2주 정도 입원치료를 해야만 했습니다. 2주 동안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느라고 정말 괴로웠는데요. 그때 저를 관심있게 돌봐주신 간호사 언니랑 무척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후 건강을 회복해서 퇴원한 이후에도 저는 그때 그 언니가 저를 돌봐주신게 하도 고마워서 쭉 그 언니랑 연락도 하고 가끔 만나기도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렇게 몇 차례 만나면서 저는 그 언니랑 더욱 친해지게 되었고, 한번은 기회가 되어 그 언니가 산다는 오피스텔로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만나면서 봐왔던 그 언니의 싹싹하고 깔끔한 성격답게, 그 언니 사는 집도 깔끔하고 정돈이 무척 잘 되어 있었습니다.

 

'와..... 언니! 냉장고 어떻게 이렇게 정리할 생각을 다했어? 진짜 대단하다....'
'그 정도야 기본이지. 난 뭐든지 그렇게 정리 안해놓으면 잠이 안오는 성격이야.'
 
솔직히 그 언니가 칼 같이 열을 맞추어 정리해놓은 냉장고를 보니 뭐랄까. 나 같이 어수룩하고 털털한 사람이랑은 좀 거리가 느껴진달까. 조금은 무서운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런 철두철미한 성격의 언니를 존경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티비 보고 있어. 내가 커피 내려줄게. 뭐 마실래?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원한다면 더블샷도 되는 머신이야.'
'아휴... 언니! 난 커피 그렇게 진하게 안먹어. 그냥 아메리카노나 한잔 줘. 여기 거실 사진에 계신 분은 언니 동생인가봐? 무척 다정해 보이네.'
'아냐. 갠.... 내 친구야.'

 

친구라고? 친구사이처럼 보이지 않는데.... 거실에 걸린 사진에 나와있는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벤치에 붙어앉은 두 여자의 사진이었죠. 친구라기엔 두 여자 사이에 더욱 친밀한 뭔가가 느껴졌습니다. 혹시 사진을 일부러 저런 느낌이 들게 찍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언니. 언닌 가족 사진 없어? 어찌된게 거실에 가족사진이 없네....'
'우리 아빤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랑은 사이가 안좋아서 안본지 오래 됬어....'

 

흐악!....
제가 엄청나게 큰 말실수를 해버렸다고 속으로 자책하고 있는 사이, 언니가 커피 두잔을 만들어 거실로 가져왔습니다. 저는 커피잔을 손에 든 채 눈을 힐끔거리며 언니의 눈치를 살폈는데 다행이 크게 맘 상해하는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C야. 니가 우리 집 놀러와줘서 난 정말 고마워. 나 혼자 사는 집이라 온기 없이 썰렁하고 그랬거든. 우리 이따 와인도 같이 먹자.'
'그래 언니. 나도 언니네 집에서 이렇게 언니랑 같이 있으니까 정말 좋다.... 자주 놀러오고 싶은걸?'

 

그때 저를 바라보는 언니의 눈빛은 뭐랄까. 정말 다정하고 마치 나를 언니의 진짜 여동생처럼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언니를 바라보는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부엌에서 와인 한병과 간단한 안주를 차려온 언니. 우린 와인을 마시면서 서로에 대해 더욱 깊은 얘기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껏 커오면서 겪은 일이야 그야말로 대한민국 흔하디 흔한 평범녀의 그것이었지만 언니는 다르더군요. 언니는 사연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실패로 괴로워하시다가 이른 나이에 암에 걸려 돌아가셨고, 그 후론 쭉 어머니가 언니를 홀로 키웠는데 그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말 못할 갈등이 점점 커진 모양입니다. 특히 언니 입장에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에 대해 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이 컸는데요. 사업실패로 힘들어하는 아버지에게 도움은 못 줄 망정, 곁에서 폭언과 타박을 일삼았던 어머니였던 것이죠.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엄마 평생 안볼 작정이었어. 뭐 지금은 마음이 좀 풀리긴 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아직은 엄마 얼굴 보는게 많이 불편해. 진심이야.'

 

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언니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저의 손을 살며시 어루만지며 저에게 말하더군요.

 

'너는 나처럼 아프게 살아온 사람....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래. 당연한 일이야.... 나도 너에게 이해해달라고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 왜냐면 난 니가 내 아픔 공감하길 원치 않으니까 말이야. 다만.... 니가 췌장염 때문에 우리 병원에 입원해서 고생하고 있을때 난 정말이지 너의 힘들고 아픈 마음이 너무 쉽게 이해가 되더라. 난 원래부터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서 그런지 니 힘들어하는 마음이 너무 잘 이해가 되더라구.....'

 

그 말을 들은 저는 마음 한구석에서 뭔가가 확 북받쳐 오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마 그때 제 눈에서 눈물도 조금 났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눈으로 언니를 똑바로 쳐다보았습니다.

 

그때.
언니가 저를 슬며시 껴안더니 저에게 입을 맞추려고 하더군요! 저는 화들짝 놀라며 언니를 밀쳐냈습니다. 언니는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저의 뿌리침에 힘없이 밀려나더군요. 이 자리에서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채 깨닫기도 전에 저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습니다. 저는 두려움과 증오가 복잡하게 얽힌 감정으로 잠시 언니를 노려보다가 제 옷과 가방을 얼른 챙겨 한마디 말도 없이 그 언니의 집을 나왔습니다. 물론 언니도 제가 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언니의 집을 나온 후 며칠동안, 저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제 언니랑은 끝이야!.... 다시는 언니 얼굴 보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그 언니를 그렇게 잊어버리려 했습니다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언니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언니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제 자신에게 깜짝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이게 뭘까요..... 대체 이게 뭘까요!.... 저는 어떤 사람인걸까요.... 지금껏 저는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던 걸까요. 정말이지 당황스럽고 미칠 것만 같더라구요..... 그후 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언니에게 다시 연락하여 가끔씩 언니를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더이상 언니를 만나면 안되는걸까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NSWER) C양. 당신이 들려준 사연으로 볼때 당신이 만난 언니에겐 약간의 '동성애적 성향'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동성애적 성향'이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이 아닌,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감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면 이런 사례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이런 일을 겪고 나서 완전한 동성애자의 길로 가시기 보다는, 대부분 평범한 이성애자로서 살아가시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건 통계학적 확률에 근거해서 드리는 말씀이며, 개별 사례에서 전부 그렇다고 할수는 없다는 점 또한 말씀드립니다. 하여튼 언니가 당신에게 느낀 감정, 그리고 당신이 언니의 갑작스런 접근을 통해 느끼게 된 감정 역시 통계학적으로 볼때, 그 감정이 당신과 언니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어떤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기보다는, 그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언니와의 만남을 꺼릴 필요도,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동성애 성향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무척 두려워하고 있지만, 실은 당신이 한 얘기를 들어볼때 그 얘기 속에서 확실한 팩트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즉 당신 뿐만 아니라 당신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언니조차도 동성애자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당신이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두려워해야 한단 말입니까. 제가 자신있게 말씀 드리건데 당신은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니랑 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만나기 싫으면 만나지 마세요. 그냥 당신 마음 가는데로 아무렇게나 하셔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 언니가 당신과 함께 있던 그 순간의 분위기에 취해 당신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느껴서, 가벼운 육체적 접근을 시도했다고 해서 그녀를 섣불리 '동성애자'로 못 박아선 안됩니다. 그건 자칫하면 당신을 몹시도 아끼는 언니에게 감정적, 정신적 치명타를 안겨줄수 있어요. 안그래도 마음의 고통을 안고 사는 언니라면서요. 사실 그런 종류의 얄팍한 감정은 분위기만 충분히 무르익는다면, 누구라도 순간적으로 느낄수 있는 것 이랍니다. 언니에게 가급적 상처가 될 만한 말은 자제하시고, 그저 당신 마음 가는대로 언니를 대하시면 되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당신이 걱정하고 두려워할만한 것은 그야말로 티끌 하나 만큼도 없다는게 제 답변입니다. 이해하셨죠? ^^

 

Posted by 딱 아는만큼 쓰는 버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