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기술2013. 12. 29. 19:29

PM 8:40 신사역 대창구이집



용이 : 버크형은 언제 와요?

지윤 : 몰라. 오늘 병원 일이 좀 늦게 끝난대. 우리 먼저 먹고 있으라는데.

용이 : 그럼 시켜놓고 기다리죠. 여기요! 여기 대창 3인분이랑 소주 두병 주세요.  누나. 오늘 버크형 친구분 나온다면서요. 누나 아시는 분이예요?

지윤 : 글쎄. 오빠 친구라는데 누군지 얘기 안하던데.

용이 : 그래요? 우리 모르는 사람인가보죠? 아.... 모르는 사람 있으면 편하게 얘기하기 어려운데. 버크형 오면 또 우리 노하우 공개하라고 닥달할거 아녜요. 그쵸?

지윤 : 그렇겠지 뭐. 그래도 이런 얘기 편하게 할수 있는 사람이니까 불렀겠....(별안간 눈이 커지며 입이 딱 붙어버리는 지윤이)

용이 : 응? 왜 그래요 누나? (뒤를 돌아본다)

성준 : (성큼 다가와 용이 옆자리에 앉으며) 오랜만이다 지윤아. 잘 지냈니?

지윤 : (떨리는 목소리) 서.... 성준이 오빠!

성준 : 넌 정말 그대로구나. 너 사는 얘긴 버크한테 대충 들었어. 재혁이랑 파혼하고 많이 힘들었다며. 그래. 요즘 사귀는 사람은 있고?

지윤 : (고개를 떨구며) 그런 얘긴.... 오빠 안듣길 바랬....는데요. 진심으로요.



성준 : 미안하다. 내가 괜한 말 꺼냈나 보구나. 난 그냥.... 버크한테 자꾸 물어보게 되더라구. 니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지윤 : 제 소식이.... 궁금했다구요? 왜....요?

성준 : 그냥. 아무 이유없이 그냥.... 가끔 니 생각이 날때가 있거든. 여기 술은 시켰니?... 아참! 안녕하세요. 전 버크 친구 윤성준이라고 해요.

용이 : 아. 네. 안녕하세요. 형님한테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예전에 버크형이랑 엄청 잘 노셨다면서요. 후훗.

성준 : 하하. 뭐 별거 아니예요. 근데 버크는? 걔 아직 안왔어?

지윤 : 좀 늦는다고... 아까 연락 왔어요.

성준 : 그래? 나 오래 못 있는데.... 일단 먹고 있지 뭐. 그런데 지윤아. 너 사귀는 사람 없으면 내가 괜찮은 사람 하나 소개시켜줄까.

지윤 : 아뇨! 하지 마세요. 당분간은 누구 만날 생각 없어요... 정말이예요.

성준 : 헐. 너무 매몰차게 거절하는걸? 혹시 만나는 사람 있는거 아냐?

지윤 : 만나는 사람은 없는데요. 그냥.... 누굴 소개받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성준 : 혹시 말이야. 누구 맘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는거니?

지윤 : 아.... 아뇨!.... 그런 사람이...있을리가요. 오빠.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들고 바삐 나간다.)

지윤이가 자리를 뜨고 얼마 후.

용이 : .....저기요. 초면에 실례지만 지금 뭐하시는거죠?

성준 : 네? 제가 뭘 했는데요?

용이 : 본인이 뭘 했는지 모르시죠? 참... 무신경하시네요. 아까부터 괜히 예전 얘기나 들추면서 누나 당황해할만한 말만 하고 있다는거. 전혀 눈치 못 채셨죠? 그냥 원래부터 눈치 없는 사람이라고 믿어드릴게요. 아니면 콱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데 말이죠.

성준 : ......

용이 : 아. 버크형은 왜 안오나 몰라. 형 오면 얼른 인사하고 자리뜨고 싶은데.

성준 : 그럴 필요 없어요. 불편하다면 내가 일어설게요.

용이 : 하!.... 저기요. 뭐 하나만 물어볼게요. 혹시 예전에 누나랑 어떤 사이였어요? 누나 하는 꼬라지 보니까 별거 아닌 사이는 아니었나본데.

성준 : 한때 사귀었던건 맞아요. 근데 오늘 용건은 정말 그런게 아닌데.... 오해하게 했다면 미안해요.

용이 : 저한테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사과는 이따 누나 오면 누나한테 하시든가요.

성준 : ......

잠시후 지윤이와 버크 등장. 지윤이의 표정이 어둡다.

용이 : 어? 둘이 왜 같이 들어와?

버크 : 문가에서 나가려던 애 붙잡았지.

지윤 : (버크의 손을 뿌리치며) 이거놔!.... 속이 안좋은건 진짜란 말이야!

버크 : 니가 왜 이러는지 뻔히 아는데 그냥 보낼수 있냐?.... 일단 앉아봐.

성준 : (더이상 참을수 없다는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버크야! 미안한데 나 먼저 가봐야 될 것 같다. 오늘 만나자고 하는게 아니었어. 정말 미안하다. 나 먼저 갈게.

버크 : 야! 잠깐 있어봐. 야!.... (성준 식당에서 나가버림.)

 



용이 : 형. 참 오랜만에 이런 불편한 자리 만드셨네요? 형 이런거 싫어하지 않던가.

버크 : (자리에 앉으며) 어휴! 넌 그냥 그 입 다물어라! 뭘 알지도 못하면서....

지윤 : (자리에 앉으며 버크를 사납게 쏘아봄) 오빠. 나 속이 안좋은건 사실이거든? 어차피 오늘 만나자고 한 용건 뻔하니까 그것만 빨리 말하고 갈게. 여자는 남자가 자기에 대해 속속들이 안다고 생각할때 선을 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특히 자기가 선을 내줘도 남자가 쉽게 넘어오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때 더욱 그러고 싶어지지. 일종의 반발심리라고나 할까. '니가 이래도 안 넘어올래'하는 약간은 유치한 마음이야. 알겠어? 따라서 남자는 여자에게 적당히 어려워 보이는 느낌을 유지하는게 중요해. 됐지?... 나 할 말 다 했으니까 먼저 갈게.

버크 : 잠깐!... 성준이가 너한테 무슨 얘기 안했냐? 너 뭐 들은거 없어?

지윤 : 뭘? 무슨 얘길 들으란 말이야?... 오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성준이 오빨 여기 부른거야? 나랑 성준이 오빠 예전에 어땠는지 몰라? 도대체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아휴 진짜!.... (고개를 설레설레)

버크 : 어휴!.... 넌 왤케 성질이 급해쳐먹었냐! 너 성준이가 오늘 널 꼭 만나야할 이유가 있다면 어쩔래!

지윤 : (별안간 앞에 놓인 소주병을 꽉 움켜쥔다.) 그 이유가 대체 뭔데!! 납득가는 이유가 아니면 이거 오빠 얼굴에 확 부어버릴거야!

버크 : 아쭈구리? 납득가는 이유면 너 그거 원샷이다! 오케이?.... 다음달에 성준이 동생이 예지씨란 사람하고 결혼한댄다! 도곡동 사는 김예지! 너 누군지 알지?

지윤 : 김예지면.... 어맛!... 내 사촌동생?

버크 : 그래 이 성질머리 급한 여자야! 다음달이면 성준이가 니 팔촌 당숙이 된단 말이다! 성준이는 그 말 전해주러 온거구! 알았냐?

지윤 : 아!.... 이럴수가!.... 이건....

버크 : (눈을 부릅뜨며) 자. 알았으면 얼른 병나발이나 해보실까? 니 사촌동생 결혼 축하주 마신다고 생각하고 얼른 해라! 얼른!

지윤 : (금방 딴 소주병을 내려다본후 물끄러미 용이를 쳐다본다. 용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얼른 마시라고 손짓. 지윤 울상.)

 

 


 

<그녀와 선을 넘어가는 방법 끝.>




Posted by 버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