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준이와지윤이2013. 10. 2. 12:45

안녕하세요 ^^

오늘도 어제에 이어 '여순남' 관련 에피소드를 하나더 올릴까 합니다. 이것도 우리끼리 두고두고 얘기되는 참 잊혀지지않는 에피소드인데요. 저번과 마찬가지로 에피소드이므로 서론은 없습니다. ^^

자. 그럼 출발해볼게요 ^^

 



[한밤의 혈투]

 

 


이건 저희들 사이에서 이른바 '고X 혈투' 로 알려진 사건인데요. 청담동 골목에 당시 '녹차 팥빙수'로 유명했던 '고X'이란 커피숍이 있었는데 거기서 벌어진 일이죠.

평소처럼 여자 셋을 꼬셔서 1차 술먹고 2차 가려는데 그중 한명이 급한 일이 있다면서 먼저 자리를 떴어요. 그래서 남녀 3:2가 되었고, 성준이를 제외한 우리 둘은 급격히 흥미를 잃게 되었죠. 왜냐면 우린 남은 두명의 여자가 오로지 성준이에게만 관심이 있다는걸 알고 있었거든요.

뭐 딱 보면 아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흰 술을 더 먹기도 싫고, 그렇다고 여자를 추가로 꼬시기도 귀찮아서 그냥 커피나 마시러 가지고 했습니다. 커피 마시고 적당히 술깨면 그냥 자리를 파토낼 생각이었죠.

그렇게해서 우리 5명은 가까이 있던 '고X'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가 워낙 그걸로 유명한데라 남녀 할것없이 전부 '녹차팥빙수'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여자애 둘 중 하나의 표정이 어쩐지 계속 안좋더군요. 술 마시러 가지고 안해서 섭섭했나?.... 뭐 나름 이런저런 추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문을 해놓고 여자 둘이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더군요.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잠시후 화장실 쪽에서 여자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설마 우리 애들인가?.... 그때 팥빙수가 나와서 우리 셋은 그걸 먹으며 천천히 여자애들을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여자애 둘이 화장실에서 나오는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 애가 울고 있더군요? 다른 애의 표정도 썩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둘이 자리에 앉자마자 울고있던 애가 다른 애에게 앙칼지게 쏘아붙였습니다.

'언니! 언닌 내가 그렇게 우스워?... 언니 눈엔 내가 그렇게 별거 아닌거 같애?'

'언니'라는 여자는 울고있던 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팥빙수를 떠먹더군요. 그러자 울고있던 애는 더 부아가 치민 모양입니다.

'언니! 사람이 말하고 있잖아!.... 정말 계속 이렇게 무시할거야?'

그제서야 '언니'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피식 웃더니 울고있던 애를 바라보았습니다.

'참 웃긴다 너..... 그럼 내가 너랑 급이 같니? 너 아이비리그도 아니고 이름도 처음 듣는 동부에 무슨 대학 다닌다고 했지? 난 스탠포드 다녀.... 내가 너랑 급이 같니?'
'언니는 공부가 인생의 다야? 사람을 공부로만 평가해? 나도 그 대학 가려고 엄청 노력했단 말이야!'
'노력이야 너 말고 너희 아버지가 했겠지. 널 그 허접한 대학에 넣으려고 얼마나 돈을 썼겠니.'
'그래. 우리 아빠 돈 썼다! 그러는 언니네 집은?.... 언니네 집은 뭐 돈 안썼어? 언니네가 우리 집보다 훨씬 못사는데 언니 그 학교 보내려고 얼마나 허리가 휘었겠어? 언닌 언니네 아빠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너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애구나? 우리 집이 왜 너희 집보다 못사니? 강남에 건물 너희 집만 있는줄 알아? 우리 집도 있어.'
'건물 뭐뭐? 우리 집은 건물 두개 합치면 백억이 넘어! 언니네 집 건물 해봐야 50억은 되?.... 그까짓게 무슨 건물이야! 그냥 가게지.'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게 불구경하고 싸움구경이라고 했던가요. 한참 재미나게 구경하던 제 친구가 제 귀에 대고 말하더군요.

'와.... 얘들 이렇게 대단한 애들인지 몰랐네. 근데 우리 이거 말려야 하는거 아냐?'

저도 이제 슬슬 말려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래서 울던 애한테 말했습니다.

'얘들아. 여기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면 안돼. 근데 너희 도대체 왜 싸우는거니?'

그러자 울던 애가 씩씩거리며 저를 노려보더군요.

'이 언니가 저더러 집에 가라잖아요!.... 싫어. 못가! 나 지금까지 언니 양보해달라는거 다 해줬어! 이번엔 언니가 양보해!.... 언니가 집에 가!'

그러자 이 '언니'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모양입니다. 팥빙수 그릇을 집어들고 울던 애의 얼굴에 그대로 끼얹어버렸습니다. 우린 정말 깜짝 놀랐죠!

'이 쥐방울만한게 어딜 기어올라!'

그 다음 순간, 울던 애가 언니의 머리채를 움켜잡았고, 둘은 서로의 머리채를 잡은채로 바닥에 나뒹굴었습니다. 우린 벌떡 일어나 두 여자의 어깨를 붙잡았고, '고X' 종업원이 헐레벌떡 뛰어왔습니다. 한마디로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이 없었습니다.

 

 

 



저희 세사람과 종업원이 힘을 합쳐 엉켜붙은 두 여자를 간신히 떼어서 자리에 앉혀놓았습니다. 두 여자는 옷이며 얼굴이며 쏟아놓은 팥빙수 자욱으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둘은 그러고도 분이 안풀렸는지 서로를 노려보며 씩씩거리더군요.

그때 성준이가 차분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싸우지 마라. 뭣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다만 너희 이래가지고 이따 집엔 어떻게 들어갈래. 걱정 안되니?'

그러자 울고 있던 애가 성준이를 바라보며 외쳤습니다.

'오빠!.... 이 언니예요? 저예요? 둘 중 누가 집에 갔으면 좋겠어요? 응?.... 말해봐요!'

 

그 순간 '언니' 역시 성준이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그래.... 오빠가 선택해요. 나예요. 이 쥐방울이예요? 빨리 말해봐요! 난 오빠 하라는데로 할테니까.'

 

정말 두 여자는 성준이가 가라고 하면 그대로 갈 기세였습니다. 커피숍에는 그야말로 잔혹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성준이가 그녀들에게 보인 반응은 고작 모르겠다는듯이 어깨만 살짝 으쓱해보인 것이었습니다.

그걸 지켜본 친구와 저는 애가 탔습니다. '얌마! 지금 이 상황이 니 어깨 으쓱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냐! 다시 생각해보라구!....'

그 다음 순간, '언니'가 또 일을 치고 말았습니다. 성준의 어깨 으쓱 직후에 바로 '울던녀'의 따귀를 후려친 것 입니다!

 

'이 까짓게! 니가 뭔데 나랑 맞먹겠다는거야!....'

 

따귀를 맞은 '울던녀'가 다시 '언니'의 머리채를 잡으려던 순간!

와우!.... 늘 여유로운 성준이 행동이 그렇게 잽싼거 처음 봤는데 이놈이 번개처럼 '울던녀'의 손목을 움켜잡았습니다. 손목을 잡힌 '울던녀'는 깜짝 놀란듯 했습니다.

이어진 성준이의 목소리.

 

'난 너를 선택할게. 언니더러 집에 가라고 해.'

 

오호!.... 성준이가 그렇게 말하고나서 그야말로 두 여자의 표정에서 희비가 엇갈리더군요. 언니의 표정은 그야말로 X 씹은듯 비참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휑하니 커피숍을 나가버리더군요. '울던녀'의 표정은 '승리자의 기쁨'이라기보단 '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언니보단 확실히 기분이 나아보였습니다.    

자리에 앉아 담배 한대를 꺼내 문 성준이, 그의 앞에 얼른 앉은 '울던녀', 선 채로 두 사람을 지켜보는 저와 제 친구. 솔직히 한바탕 폭풍우가 휩쓸고 간 뒤의 정적마냥 주위가 고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울던녀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저기 오빠..... 저는....'

'그래. 여기 5분만 앉아있다 가라. 이 담배 끄면 너도 가는거야.'

'네?.... 저 그냥.... 여기 있으면 안되요?'

'너 여기 있으면 내가 나갈거야. 지금 말고 좀 이따 나가라. 혹시 나갔다가 언니랑 마주치면 안되잖니?'

 

네. 성준이는 그냥 두 여자를 떼어놓을 생각이었나봅니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울던녀' 역시 커피숍을 나갔습니다. 그렇게해서 상황은 종료되었는데요.

친구가 성준이에게 '감상평' 한마디 하더군요.

 

'짜식 부럽다.... 너 하나 놓고 저렇게 싸우는 여자도 있고 말이야.'

 

그러자 성준이가 담배 하나를 더 꺼내물며 제법 고독하게 뇌까리더군요.

 

'니가 저런 여자랑 엮여서 쳐맞아봐라. 어디 부럽나.... 난 저렇게 '싸이코' 처럼 달려드는 애들 젤 싫어....'

 

크.... 솔직히 공감이 가진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이건 이런 경우를 많이 겪어본 자만이 느낄수 있는 '고민'이겠죠. 비록 저 같은 사람이 이해할순 없겠지만 말입니다. ^^;;

 

 

잘 나가는 자는 잘 나가는 자 나름대로의 애로사항이 있다... 라고 생각은 되지만 공감은 잘 안되네요. ^^;;

 

 

이상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Posted by 딱 아는만큼 쓰는 버크하우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ㅎㅎㅎ 제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상상만... 해봤습니다. ^^

    2013.10.02 22: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소문난오징어젖갈

    와 이야기 재밌네요~~~ㅋㅋㅋ

    2013.10.03 02:05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 ... 성준이란 친구분 ..왠지 부러우면서도 .. ㅜㅠ ... ㅋㅋ .. 그나저나 역시 강남은 틀리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강남이라곤 회사다닐때가 전부라 ㅎㅎ;; .. 즐거운 휴일되세요 ^^

    2013.10.03 09: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4. 락커

    "성준"님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여자들이....ㅎㅎㅎ
    상상이 안가네요
    암튼 흥미진진합니다

    2013.10.03 11:53 [ ADDR : EDIT/ DEL : REPLY ]
  5. 실화라니 흥미진진한 스토리네요. 마치 영화속 한장면 같이 너무 생생하게 쓰셔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ㅎㅎ

    2013.10.04 10: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wuju

    진짜 실화예요?

    2013.10.04 17:5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