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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8 생애 첫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소감 (21)
카테고리 없음2014. 2. 8. 16:14

제가 롯데 농협에 카드가 없어서 그동안 걱정을 안했는데요. 아까 30분전에 저한테 전화가 왔네요.

 

피싱녀 : 여보세요. ㅇㅇㅇ 선생님 맞으세요? (말투가 무척 공손하고 조선족어투 그런거 전혀 없습니다. 굉장히 차분한 목소리입니다.)

나 : 네. 맞는데요.

피싱녀 : 서울지방검찰청입니다. ㅇㅇㅇ씨가 연루된 사기사건이 있어서 확인차 전화드렸습니다. 주민번호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맞으시죠. 범죄에 연루된 귀하의 통장은 서초동 국민, 방이동 농협 통장 각 한건인데요.

나 : 아. 그래요?(보이스피싱 직감. 제가 어쩌다보니 몇년전에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지방검찰청 수사관에게서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요. 진짜 수사관이면 우선 자기 부서, 직책, 관등성명부터 얘기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작정하고 속이려들면 이까짓거야 금방 지어내겠죠!) 어디라구요?

피싱녀 : 네? 서울 지방 검찰청....

나 : 아니. 통장이 어디 있는거라구요?

피싱녀 : 서초동 국민 통장하고 방이동 농협 통장이예요.

나 : 제가 그쪽에 개설한 통장이 없는데요.

피싱녀 : 선생님의 명의를 도용한 것인지 저희가 확인 중이예요.

나 : 그럼 통장 번호 좀 불러보실래요?

피싱녀 : 네. 우선 국민 ㅇㅇㅇㅇㅇㅇㅇㅇㅇ.... 농협 ㅇㅇㅇㅇㅇㅇㅇㅇㅇ...

나 : 죄송한데 천천히 또박또박 다시 불러주세요.확인 좀 하게요.

피싱녀 : 네. 국민 ㅇㅇㅇㅇㅇㅇㅇ.... 농협 ㅇㅇㅇㅇㅇ.....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하시니까 우리나라 억양과는 약간 다른게 느껴졌습니다. 한국말투 부단히 연습하신거 같은 느낌.)

나 :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이 통장 번호로 은행에 확인좀 해볼게요. 금방 되니까 끊지 마세요.

피싱녀 : 네. (뚝! 전화 끊더군요.)


이렇게 보이스피싱 전화는 끊겼습니다. 저는 처음이라 놀라기도하고 이 여자가 어떤 식으로 사기를 칠건가 궁금하기도해서 좀더 통화해보고 싶었습니다만 그냥 끊어버리더군요. 보통 이런 경우 제 명의 통장이 범죄에 사용되었다면서 제 소유 통장으로 일단 돈을 입금시킨후 이건 범죄수익이니 이걸 다른 통장으로 이체해달라고 하죠. 그런데 그 돈은 실은 제 명의로 피싱범죄자들이 대부업체에서 대출한 돈이죠. 따라서 피싱범죄자들은 제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그 돈을 편취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식의 범죄가 가능한건 대부업체에서 위조된 신분증과 서류, 그리고 대출자 명의 통장만으로 간단히 대출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으려면 내가 이것이 보이스피싱이라고 눈치챘음을 알아차리게 해줘야 합니다. 그럼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아봤자 내가 타명의 통장으로 이체해주지 않을걸 아니까 포기하게 되는거죠. 저는 정말 두려운게요. 얘들이 워낙 머리 좋은 애들이고 밥 먹고 이 짓만 하는 애들이다보니까 언젠가는 이 마지막 단계, 즉 제 명의 통장에서 지들 통장으로 대출금을 이체하는 단계까지 지들끼리 척척 알아서 할까봐 겁나요. 그럼 저한테 굳이 이런 보이스피싱할 필요도 없어지거든요. 하긴 그런 상황이 되면 그야말로 엄청난 사회적인 문제가 될게 확실하기 때문에 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하여튼 두렵고 황당하고 짜증나고 약간은 흥미진진했던 한건의 통화였습니다.

Posted by 딱 아는만큼 쓰는 버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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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봄날

    저는 저런 전화를 여러번 받았답니다.
    처음에는 정말로 속았는데요.
    80만원을 입금을 했다면서 40대 남자가 찾으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신고를 하니까 도망을 갔다면서 경찰이 왔으니까
    바꿔주겠다고 하더니 남자를 바꿔주더군요.
    주민번호도 물어보고 해서 알려줬거던요.
    그러니까 어디 은행에 얼마나 있냐고 묻더라고요.
    액수까지 말을 해 줘야 지들이 못 빼가도록 해 준다네요.
    여러번 예기를 해 보니까 사기꾼이란걸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가까운 은행에 가서 직접 알아 보겠다고 하곤 끊었지요.
    그리고 나서도 여러번 왔는데요.
    처음에는 너무 당황을 하니까 몰랐는데요.
    여러번 반복이 되니까 여자 목소리가 조선족 말투가 나오더라고요.
    처음과 똑 같은 사기성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디서 사기를 치는거야!
    하고 소리를 첫더니 뚝 끊어지더라고요 ㅎㅎ
    아무튼 저런 사기꾼들 때문에 문제가 많습니다.
    노인분들은 정말로 속아서 돈을 뜯긴 분들도 있을것 같은데요.
    하루빨리 저런 사기꾼들이 발도 못 붙이도록 조취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버크하우스님,건강관리 잘 하시고 따뜻한 시간으로 채워가세요^^

    2014.02.08 17:02 [ ADDR : EDIT/ DEL : REPLY ]
  2. 정부기관에서는 무조건 관등성명을 한 후 용건을 말하죠. 군대가 대표적인 예시 ..

    흥미진진한 이야기네요. 보이스피싱은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주민등록번호까지 알고 있으면 속을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전 저번에 집전화로 우체국에 택배가 도착했으니 주민등록번호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와서,

    이름은 홍길동에 주민등록번호는 XXXXXXXXXX 라고 이상하게 알려줬더니 그 쪽에서 욕하더라구요 ㅡㅡ... 사기꾼 주제에 ...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2014.02.08 17:09 [ ADDR : EDIT/ DEL : REPLY ]
  3. 로라(세화나비)

    보이스피싱 사기치는 방법도 다양하네요~! ㅎㅎ

    2014.02.08 17:33 [ ADDR : EDIT/ DEL : REPLY ]
  4. 저건 좀 신경 써서 들어야할 것 같네요.

    확실히 저런쪽에서 전화오면 일단 신분부터 밝히고....
    검찰청이나 경찰서 등으로 나와달라고 하지 저렇게 전화상으로 그러진 않습니다.
    (미리 사정에 의해서 전화등으로 조사를 받을 걸 정하지 않은 이상은 말이죠. 첫 조사부터 저런식으로는 안함)

    저같은 경우는 집전화를 받았는데....
    절 살리고 싶으면 제 연봉 반 정도 되는 돈을 보내라고 그래서...
    내 몸값이 그것 밖에 안되냐니깐 바로 끊긴 하더군요. -_-

    옛날에는 어설픈 말투나 이런걸로 금방 들통이 나곤 했는데..
    요즘엔 상당히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인인 경우도 있겠죠. --;;)

    주민번호부터 해서 쫙- 읊으면 정말인가보다 할 수도 있죠.

    에휴....조심하는수밖에요.

    2014.02.08 21:38 [ ADDR : EDIT/ DEL : REPLY ]
  5. ㅎㅎ 가끔 전화 오긴 하더군요..
    바뻐서 응대는 하지 많지만...

    2014.02.08 23:4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6. 노련하게 대처를 잘하시네요....^^;;

    2014.02.09 09: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모르는 전화는 안 받아서. ^^;; 아직 받아본 적은 없는데.
    // 온다면 버크하우스님이 충고해주신대로 행동해야겠네요.

    2014.02.09 14: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이해가 안 가서 두 번은 읽어봤는데, 피싱 범죄자들이 무서운 게 아니라 무지한 제가 더 무섭네요 ㅠㅠ...
    한 번도 이런 전화를 받은 적 없어서 '운 나쁜 사람들만 속는 거구나' 하고 안이하게 생각했는데
    조금 더 경감심을 가져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14.02.09 17:5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요세는 별의별 방법으로 다오는 것 같아서

    모르는 번호는 왠만하면 받지 않습니다.

    2014.02.19 01: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아직까지 당해보진 않았는데..
    저렇게 차분히 대응하면 알아서 도망가는군요..ㅎ
    참고해야겠어요~~~^^

    2014.08.27 14:4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저도 오늘 똑같은 방법으로 당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발신자 번호 추적 앱으로 알았었는데.. 웃으면서 받으니까 왜 웃냐면서 신경질내고 끊더라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황당하더군요.

    2014.10.20 22:00 [ ADDR : EDIT/ DEL : REPLY ]
  12. 전 한달에 한 6번정도 자주 오는데 이제 받을때 레파토니 들어보면 억양이나 이런거 상관없이 눈치까고 학생이다 하면 저절로 끊어주시던... 모르는 번호에다가 뭔 이상한 대출이다 하면 직빵입니다.

    2015.05.18 04:5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