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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아는의학상식2013. 7. 22. 14:07

전에 친구랑 술을 먹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야! 소금 많이 먹으면 고혈압 걸린대매.... 집사람도 소금 적게 먹으라고 난린데. 그래서 울 집 음식 엄청 싱거워져서 내가 뭐라 했드만 자기는 티비도 안보냐는데. 티비에서 나왔대. 한국인들은 소금 너무 많이 먹어서 고혈압 많다구. 그게 사실이냐?"

 

 

사실 이런 문제는 순환기 내과 의사가 답을 해주면 가장 신빙성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단지 순환기는 커녕 내과도 아니지만 의사라는 이유로 그럴듯한 답변을 강요받았습니다. ^^;;;  

그런데 내과 전문의가 아닌 입장에서 딱 들어봐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거든요....

 

소금과다섭취 = 고혈압 ?

 

일단 이런 주장이 왜 나오는지에 대해서 알아야겠지요.... 뭐 납득은 가는 얘깁니다.

소금(Nacl)은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해질(電解質)입니다.

우리 몸에서 전해질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바로 체내 세포의 삼투압 균형을 잡아주는 일입니다.

 

고등학교때 배운게 잠깐 생각나지만;;;; 물은 원래 삼투압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이 삼투압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전해질이 바로 소금입니다. 보통은 Na+의 형태로 유지되는데요.

만약 이 Na+의 혈중 농도가 낮다면 (Hyponatremia라고 부릅니다.) 세포 바깥 체액(Extracellular fluid)의 삼투압이 낮으므로 세포외액이 세포 안으로 이동합니다.(저삼투압 -> 고압투압)

 

세포가 물먹은 하마처럼 띵띵 불겠지요? ^^;;

 

반대로 Na+의 혈중농도가 높다면 (Hypernatremia라고 부릅니다.) 세포 바깥 체액(Extracellular fluid)의 삼투압이 높으므로 세포내액이 세포 바깥으로 이동합니다.(저삼투압 -> 고압투압)

 

세포가 마른 수세미처럼 쪼그라들겁니다. ^^;;

 

전해질 중엔 Na+외에도 K+도 세포내 삼투압 균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Na+에 비하면 약하구요;

 

우리가 소금을 많이 섭취하게되면 이론적으로...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혈중 Na+ 농도가 높아지게 되어 세포내에서 많은 물을 혈액 쪽으로 끌어당기게 되고 또 위를 통해 흡수된 물이 혈관으로 더 많이 끌려가게 되어 혈액량 증가 -> 혈압 증가로 갈수 있다고 생각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이론입니다....

 

이론대로 되는게 별로 없다는건 살아보면 알잖아요? ㅋㅋ

 

우리 몸이 그렇게 만만하게 돌아가는 조직이 아닙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먹는 족족 우리 몸에

쌓인다고 하면 이론대로 될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몸은 그깟 소금쯤은 다 알아서 조절해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바로 신장(Kidney, 腎臟)입니다. 신장은 우리가 소금을 많이 섭취하여 체액량이 많아질 것 같으면

알아서 소금을 많이 내보냅니다. 소변으로요.  소금을 적게 먹을땐 알아서 적게 내보냅니다.

 

소금은 치사량이 정해져있는 물질입니다. 이 치사량에 가까울 정도로 소금을 많이 먹는다면 당연히

무사할리 없습니다. 소금 중독(salt poisening)은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무섭습니다.

 

하지만 소금의 치사량은 한번 섭취에 263그램입니다...

 

거의 0.3키로에요...

 

이거 드실수 있겠어요?  ㄷㄷ

 

정상인은 아무리 짜게 먹는다하더라도 도저히 엄두도 못낼 양입니다.

 

이게 소금 먹고 죽은 사람 없는 이유입니다.

 

소금 중독은 주로 민물을 구할수 없는 바다를 표류하거나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일이구요.

 

따라서 신장기능이 멀쩡히 살아있는 한, 우리 체내에서 소금 농도는 그야말로 완전자동으로 조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고혈압에 있어서 또 한가지 중요하게 따지는 것은 개인의 혈관 상태입니다.

 

우리 몸은 어찌나 잘 만들어졌는지 혈관조차도 완전자동으로 조절됩니다. 무슨 말이냐면

 

혈압이 높을땐 혈관이 자동으로 이완하여 혈압을 낮춰주고, 혈압이 낮을땐 혈관이 자동으로

수축하여 혈압을 끌어올립니다.

 

참~ 이런 시스템을 인간이 만들려면 수만개의 센서와 수만개의 모터, 수만가닥의 회로가 필요할거에요.

 

네. 신이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내는 일 일겁니다. 할렐루야~^^

 

그래서 결론적으로....

 

신장의 조절기능과 혈관의 조절기능.

 

이른바 혈압 조절의 양대산맥이자 쌍두마차라 할수 있는데.

 

두가지가 동시에 망가지지 않는 한, 인간의 혈압은 어떤 변화에도 능숙하게 대처합니다. ^^

 

다시말해 이 두가지가 멀쩡하게 돌아가면 인간의 몸에 고/저혈압이란 있을수 없어요!

 

.........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인간의 몸.... 완벽하진 않습니다. 장기적으론 틀림없이 잘 조절되어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지만!

 

일시적으로 고장이 잘 납니다. 그래서 기립성 저혈압이란 것도 있구요.

 

특히 열사병이나 세균성 쇼크 상태일때도 혈압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런 갑작스런 이벤트 말고도!

 

실제로 위 두가지 조절기능이 동시에 망가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멀리 볼 것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 많이 보이니까요...

 

바로 당뇨병입니다.

 

당뇨병은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혈관과 신장을 동시에 망가뜨립니다.

 

또한 나이가 들게 되면 (크흑!ㅠㅠ) 어쩔수 없이 이 두가지 조절 기능이 서서히 나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나이 들면 고혈압.... 더 걱정하게 되는 것이구요.

 

그럼 떠오르는 의문 하나!

 

신장과 혈관의 기능이 멀쩡한 사람은 소금 걱정이 덜하다치고, 이 두가지가 멀쩡하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소금 섭취를 제한해야 되는 것 아니냐!

 

과연 그럴까요!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이 높은 것과 낮은 것. 어느 쪽이 더 위험하다고 보십니까?

 

고혈압 환자니까 당연히 혈압이 높아지는게 위험하지 않겠냐?

네. 물론 위험합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이 갑자기 낮아진다면...

그 사람은 그대로 즉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면 고혈압 환자는 위에서 말한 두가지 조절기능 중 하나인 혈관조절기능이 나빠져있는 상태라

혈압이 떨어지면 다시 끌어올릴 능력이 없거든요.

 

고혈압 환자가 싸우나에서 급사하는 경우가 가끔 뉴스에 나옵니다.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싸우나의 온기로 인해 갑작스레 낮아지는 혈압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급사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에서 오히려 적절한 소금 섭취는 필수 입니다.

 

혈액량이 평소보다 적어지는 상태를 만들어선 안됩니다.

 

이왕이면 넉넉하게 유지하는게 좋습니다.

 

저는 절대로~ 소금을 많이 먹으라고 권장하거나 평소 매우 짜게 드시는 분들에게 소금량을 줄이지 말라고 권하는게 아닙니다.

 

 다만, 저는 소금은 체내에 필수적인 물질이므로 쓸데없이 싱겁게 먹는 것을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수 있다는걸 말하고 싶습니다.

 

바로 제 친구 와이프처럼요.(제수씨 미안해~ ^^; 하지만 친구놈한테 내가 지금 너무 부대끼는 상황이라 ㅠㅠ;; 내 맘 알지?)

 

이상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견해이며 의학계의 정설이 아님도 밝혀둡니다. (논쟁은 두팔 벌려 환영합니다. ^^)

 

Posted by 버크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