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이게 어쩌다보니 시리즈글처럼 되었는데 '된장녀를 바라보는 남자들의 심리' , '성괴녀를 바라보는 남자들의 심리' 에 이어서 이제 '김치녀' 차례네요.
김치녀에 대해 논하기에 앞서.
자랑스런 우리 전통음식인 '된장' 과 '김치' 를 이런 나쁜 의미로 쓴다는 것이 저로선 참 안타깝네요. 이 두개의 단어가 해외녀에겐 없다고 생각되는 한국녀 고유의 특성을 비난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는데, 한국녀에게 정말 이런 특성이 있는지 그건 밑에서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고 있는 답은 '아니다' 입니다.
그리고 김치녀 논란의 핵심. 아마 모르시는 분이 없을텐데요. 이를테면 이런거죠. 남녀 데이트에서 비용을 남자가 거의 다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 남자의 병역과 여자의 생리-출산을 비교하는 드립, 결혼시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논란..... 결국 이 모든 것이 '돈문제'와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갔던 문제들이 왜 이제와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지 하는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 시대 젊은 남녀분들이 인정하기 싫어하는 '밉쌀스러운' 진실이 숨겨져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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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김치녀, 김치녀 하니까 얼큰한 김치찌개가 먹고 싶네요!
흠.
그럼 이렇게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도 출발해보겠습니다! ^^
1. 김치녀의 실체? 과연 그런게 있을까.
남 : 미희야. 미안한데 오늘 밥값은 니가 계산하면 안될까? 오빠가 오늘 돈이 좀 모자라네?
여 : 뭐야.... 돈이 얼마나 모자라는데? 오빠 이런 말 하니까 정말 매력 떨어진다....
남 : 지금까지 내가 맨날 냈잖아. 오늘 하루 니가 내는게 뭐 어때서 그래?
여 :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요즘 오빠가 나한테 하는 것도 그렇구. 맘이 좀 변한거 같애. 전엔 이러지 않았다구!
남 : 전엔 내가 뭐?.... 밥값 꼬박꼬박 내주는거 말고 내가 너한테 뭐 더 잘해주기라도 했어? 솔직히 지금하고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오빠는.
여 : 아이. 됐어.... 정말 돈 모자라는거 아니면 그냥 오늘 밥값만 오빠가 내. 담부턴 나도 좀 쓸테니까.
남 : 아니. 장난 아니구 정말 모자라니까 하는 소리야.... 너 돈 없니?
여 : 내가 돈이 없는게 아니구.... 아휴 참. 오빠한테 무슨 말을 하기가 싫다 정말. 알았어. 얼마 모자라는데?
네. 지금까지 데이트 비용을 꼬박꼬박 내주던 남자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면 여자는 적잖이 당황합니다. 그리고 여자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면 남자는 솔직히 짜증납니다. 지금껏 여자랑 데이트하면서 자기가 쓴 돈이 얼마인데 겨우 한번 내는거 가지고 이렇게 온갖 생색을 부리다니요. 이런 상황이 되면 남자, 여자 할것없이 모두 짜증이 치밀면서 상대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런 상황,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보셨을텐데요. 우선, 남자가 데이트비용 내주는걸 당연하게 여기는 여자의 심리. 이건 전세계 공통이며 '김치녀'와 종종 비교되는 일본여자 '스시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결코 덜하진 않은 '가부장 문화'를 지닌 일본에서 어째서 여자의 '데이트 비용을 지불할 권리' 다시말해 '데이트 주도권'이 클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본 여자들은 우리나라 여자들보다 '여성스럽게 행동하는 것'의 가치를 훨씬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일본어에 여성들이 쓰는 '여성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일본 여성들은 말과 행동 모든 면에서 여성스러워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여성들에 대해선 '남성스럽다' 내지는 '거칠다'고 여길 정도죠. 이런 일본 여성들이 남자와의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기분 내키는대로 척척 내준다구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 앞에서 밥 한끼 먹는 것 조차도 조신하게 먹으려고 애쓰는 일본 여자가 데이트 비용을 마치 자신이 '남자인 것처럼' 시원스레 결제하는 일 따위는 없습니다.
한국 남자가 보기에 일본 여자가 남자를 많이 배려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건 단지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그들 특유의 문화가 워낙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보니, 일본 여자들이 보기에 완전한 '남'인 한국 남자들에겐 꼭 얻어먹은만큼 갚아주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일본 여자라 할지라도 한국에 와서 생활할땐 꼭 그런 식으로 행동하진 않습니다. 하여튼 일본 여자나 한국 여자나 근본적으로 생각하는건 똑같습니다. 둘다 데이트 주도권도 남자에게 있고 비용을 내는 것도 남자가 우선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정말로 전세계 대부분 여성들의 '공통사항' 인데요. 만약 이걸 바꾸고 싶다면 우선 '남자는 밖에 나가 돈 벌고, 여자는 집안에서 살림한다.' 이 개념이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사실 저 역시 이 개념이 바뀌길 무지하게 바라는 사람이며,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다고 보지만 아직은 멀었습니다. 전세계 여성들의 머릿속에 이 개념이 아스라히라도 남아있는 한, 이 문제를 가지고 다음 '미즈넷', 네이트 '판'에서 아무리 목청높여 떠들어봤자 바뀌는건 없습니다.
그리고 군대와 임신을 비교하는 드립. 일부 여자들이 남자들이랑 토론하다 코너에 몰리면 마치 조자룡이 헌창 꺼내쓰듯이 꺼내쓰는 논리인데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개소리죠. 군대와 임신이 어떻게 같을수가 있겠습니까? 군대는 남자로서 헌법에 명시된 '국방의 의무' 를 다하기 위해 가는 것 입니다. 싫어도 어쩔수없이 가야합니다. '의무'이니까요.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살자'가 매년 몇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꼭 몸이 힘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생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계급사회이다보니 피할수없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여자분들 시어머니가 10명쯤 있는 집에서 끽소리 못하는 며느리로 2년만 살아보실래요? 그 스트레스 여자분들 상상도 못하십니다. 군대에선 내 맘대로 할수 있는게 단 하나도 없습니다. 요즘 군대 편하네 어쩌네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그건 군대 안 가본 사람이 할 소리가 아닙니다. 물론 제가 군필이라서 하는 소리가 절대로 맞습니다. 여자분들 임신, 출산 힘들고 고통스러운거는 제가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기 때문에 잘 압니다. 하지만 그걸 왜 군대랑 비교합니까? 임신하고 출산할때 누가 옆에서 음식 제한하고 사생활 통제하기라도 했습니까. 여자분들 제발 그런 뻘소리는 계속 해봐야 발전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결혼비용 문제. 이건 다시 얘기하겠지만 수면 아래 잠겨져 있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건 이따 얘기하기로 하구요. 결국 이 결혼비용 문제가 남녀 사이에 대표적으로 이슈가 되는 '돈문제' 라고 할수 있는데 이건 딱히 해결책이 있을수 없습니다. 해결책이 있다해도 그야말로 '케바케'죠. 결국 서로의 사정을 얼마나 이해해줄수 있느냐가 관건이구요. 이해할수 없다면 결혼 안하면 되는 것이죠. 이걸 가지고 사랑이 많네 적네 하는 것은 유치한 발상일 뿐입니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니까요.
여자라서 힘든 점, 남자라서 힘든 점 당연히 있지요. 그런 서로의 힘든 점을 이해해주고 보듬어 주는게 '화합' 이겠죠. 저는 우리나라라고해서 특별히 남녀간의 '화합'이 잘 안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남녀끼리 마치 전쟁난듯이 싸우는건 일부 포털 게시판에서만 볼수 있는 현상이죠. 실제론 이런거 가지고 싸우는 남녀 별로 없습니다. 어찌보면 '김치녀' 논란도 인터넷, 언론을 통해 부풀려진 감이 있죠.
'모' 게시판을 읽다보면 남녀끼리 금방 전쟁이라도 터질거 같습니다만, 그럴땐 모니터를 꺼보시죠. 그럼 잠시후 밝은 세상이 보입니다. ^^
2. 모든 것이 결국 '돈문제'인 이유 - 비용을 대줘야 하는 것은 누구인가.
혹시 도박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알아내는 방법 아시나요?
알고보면 엄청 간단한데요. 현재까지 돈을 가장 많이 잃은 사람이 호구입니다.
즉, 판이 어떻게 돌아가고 누가 덤터기를 썼는지는 중요한게 아니구요. 결과적으로 돈을 가장 많이 잃은 사람이 호구라는 뜻 입니다. 이렇게 '돈'에 관련된 문제를 따질 때에는 '과정'에서 헷갈려선 안되고 순수하게 '결과'를 보는게 중요합니다. 결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 자신이 호구인데도 호구인줄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죠.
제가 윗글을 통해 '김치녀 논란'을 굉장히 하찮은 것처럼 말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체가 없다'라는 식으로 주장했다고 생각하실텐데요. 사실 '김치녀 논란'에서 정작 중요한 부분은 위에 말씀드린 내용이 아니구요. '이런 문제가 왜 지금 이슈가 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이게 중요한 부분이예요. 데이트 비용 문제, 군대 문제, 결혼비용 문제.... 남녀간 대립을 부르는 이 모든 문제의 근원에 '돈문제'가 있는데 이 돈문제를 누가 해결해줄수 있나요. 남녀의 데이트 비용은 '누가' 대주는 것이며, 데이트하는 남녀가 직장인일 경우, 그들의 학비와 구직비용은 '누가' 대주었나요. '군대 논란' 을 잠재우기위해 군필자에게 혜택을 주려면 세금으로 지원해줘야 할텐데 그 세금의 많은 부분을 '누가' 냈나요. 결혼 비용 역시 젊은 남녀 스스로 마련하기 어려운게 현실인데 그렇다면 그 비용을 '누가' 대줘야 하나요.
네. 이거 전부 다 '기성세대'가 대줘야 하는 비용입니다. 전에는 '좋은게 좋은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넘어갔던 문제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따져야 하는 이슈가 된거죠. 물론 이건 장기적인 불황으로인해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진 영향이 큽니다만.... 어쨌든 남녀가 공평하게 데이트 비용을 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면 여자 쪽 부모도 '용돈'을 더 줘야 하는거구요. 결혼비용도 남자 쪽 부모가 큰 돈 들어가는 집을 마련하는게 불공평하다면 여자쪽 부모가 더 많이 부담을 해야 하는거죠. 군대문제 역시 군필 남성들의 처지를 '평등하게' 개선시켜주려면 기성세대가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하는거구요. 이 중에 '돈' 없이 해결되는 문제는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기성세대'의 부담을 늘리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왜 쉽게 갈수 있는 길을 굳이 돌아서 가겠습니까. 결국 위에서 말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구요. 이래서 '김치녀 논란' 이라는 것도 알고보면 그 이면에는 '세대간 다툼' 이 숨겨져 있으며,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어려워진 젊은 세대의 고민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죠.
사실 저는 엄밀히 말해서 이 글에서 말하는 '젊은 세대'는 아닙니다만 그들의 이런 입장에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이미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아버린 결혼 비용과 집값.... 젊은 세대가 감당할수 없는 이런 '고비용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기성세대' 가 어느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봅니다.